변영호(칼럼위원)오비초등학교 교사반찬통이 문제였습니다. 반찬통에서 새어 나온 김치 국물, 삐져나온 된장 장아찌 양념, 책 속 깊숙이 스며들고만 간장, 가방 한 구석에서 굼실굼실 피어나는 이상한 냄새. 반찬통은 뚜껑을 열고나서도 문제입니다. 계란을 입혀 구운 동그란 햄, 엿기름이 흐르는 마른 육포, 광고에서 본 동그랑땡, 설탕 단맛이 뼈 속까지 스며든 잔멸치 볶음, 친구들이 가져온 반찬입니다. 소풀 무침, 된장 장아치 고추, 신 김치 볶음, 장에 조린 비늘이 덕지덕지 붙은 큰멸치 무침, 비교되는 내 반찬통 앞에서 초라해지고 친구들에게 미안합니다.겉으로는 괜찮은 척 하면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광고에 나오는 비엔나 소세지를 더 먹기 위해 친구 반찬통 앞 젓가락 싸움에도 슬쩍 끼는 척 해야 합
칼럼 | 변영호 칼럼위원 | 2014-11-23 2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