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4-04-18 12:56 (목)
거제시 ‘9경9미9품’ 선정 방식···공정성 결여와 여론조사 왜곡 의혹
거제시 ‘9경9미9품’ 선정 방식···공정성 결여와 여론조사 왜곡 의혹
  • 김민수
  • 승인 2019.07.16 1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가 과정 중 후보 변경, 여론조사 결과 임의 적용해

거제시가 거제 대표음식 ‘9미(味)’에 특정업체의 상호와 음식을 포함시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9미 선정 과정에서 대상 후보를 임의로 변동 조정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9경9미9품’ 선정 과정은 후보 공모, 자문단 구성과 자문단 회의를 통한 후보 선정, 시민선호도 조사, 선정위원회 위원 평가, 최종 결정 순으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선호도 조사 대상 후보와 선정위원회 평가 대상 후보가 달라 평가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9미의 선정은 선호도조사 순위(배점 40%)와 선정위원회 평가(배점 60%) 순위에 따라 정해졌다.

선호도 조사와 선정위 평가는 한 사안에 대한 평가 과정으로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동일 후보군으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9미의 경우 선호도 조사는 16개 후보로, 선정위원회 평가에서는 13개 후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선호도 조사 대상은 대구탕, 물메기탕, 생선회, 물회, 굴구이, 볼락구이, 장어구이, 멍게비빔밥, 성게비빔밥, 해물탕, 멸치쌈밥, 멸치회무침, 게장, 죽순요리, 도다리쑥국, 바람의 핫도그 16개였다.

선호도 조사 방식은 거제시민과 공무원,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시 홈페이지와 새올행정시스템을 통한 온라인 조사와 면·동 방문객 및 관광객 대상 오프라인 조사를 병행, 득표 결과에 따라 1위부터 16위까지 정해졌고 순위에 해당하는 점수가 부여됐다.

반면, 선정위원회 평가에서는 멍게비빔밥과 성게비빔밥, 멸치쌈밥과 멸치회무침, 생선회와 물회를 각각 하나의 후보로 변경 총 13개 후보만 대상으로 순위를 메겼다.

16개 후보로 진행된 9미 선정 시민 선호도 조사 결과

선호도 순위와 선정위 평가순위 점수를 합산하여 최종 결정하는 만큼 동일한 후보로 평가가 진행되야 했으나 그러지 안았다. 평가과정 중에 후보의 조정·변경은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우려가 있으며 특히 순위로 결정되는 사안에서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이같이 평가 도중에 후보를 달리한 것도 문제지만 설문 조사한 후보를 임의로 조정·병합함으로써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시켰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선호도 조사에서 멍게비빔밥은 532표(4위), 성게비빔밥은 321표(10위), 멸치쌈밥 443표(8위), 멸치회무침 267표(13위), 생선회 489표(7위), 물회 274표(12위)를 각각 얻었다. 바람의 핫도그는 505표(6위, 80점)를 득표했다.

하지만 2개의 항목을 하나로 묶으면서 최종 평가표에는 멍게비빔밥+성게비빔밥은 532표만 인정됐다. 멸치쌈밥+멸치회무침은 443표, 생선회+물회는 489표만 인정됐다. 병합한 두 항목의 각 득표 중 높은쪽 득표만 인정한 것이다.

평가의 40% 비중을 차지하는 시민여론조사인 선호도 조사 결과를 임의로 조정한 것은 공정성을 크게 저해한 것이며 시민을 우롱한 처사로까지 비춰질 수 있다.

9미 선정 최종 배점표. 선호도 조사와 달리 13개 후보로 진행됐으며, 병합된 후보 득표는 고득표 한 후보의 득표만 인정됐다.

관광과 관계자는 “(후보 항목 변경에 대해) 대상 후보를 선호도조사에서는 각각 조사한 후 선정위원회 심사 시 재검토하자는 담당부서 검토의견이 자문단회의에서 받아들여져 그렇게 진행한 것이다”고 밝혔다. 또 “병합 후보의 선호도 조사 결과 반영 방식은 병합된 후보 중 많은 쪽 득표수만 인정하는 걸로 선정위원회 논의를 통해 결정된 것이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전국에 거제를 홍보하는 대표 얼굴을 선정하는 중차대한 업무를 너무 원칙 없이 진행하고 주먹구구식으로 결정한 것 같다”며 “천만관광객 유치를 모토로 하는 거제시에 걸맞지 않은 행정절차로 앞으로 모든 행정에 좀더 치밀하게 준비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며 씁쓸해 했다.

거제시는 2007년도에 거제대표 관광지·음식·특산품으로 8경8미8품을 선정하고 10년 넘게 홍보해 왔다. 마찬가지로 올해 선정된 9경9미9품 또한 거제의 대표 얼굴로 수년에서 수십년간 거제의 대표 관광지, 음식, 특산물로 홍보될 것이다. 그런만큼 그 선정에 있어 원칙과 공정함으로 시민의 공감을 받아야 했으나 특혜시비와 여론조사 임의 적용으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한편, ‘9경’ 선정과정 또한 9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대상 후보의 조정·변경과 선호도 조사 결과를 임의 적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