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가 자체 예산으로 소득 상위 30% 가구 대상 긴급재난지원금 74억여원을 지급하는 계획을 세워 논란이 예상된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위기대응 긴급재난지원금 일환으로 소득 상위 30% 가구 대상으로 ‘거제형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계획을 발표했다.
‘거제형 긴급재난지원금’은 소득 상위 30%의 거제시민에게 1가구당 최대 50만원을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1인당 10만원씩 선불카드로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앞서 발표된 소득 하위 70%에 대해 가구당 최대 10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대한 보완책으로 거제시가 자체 마련한 것이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발표에 따르면 소득 하위 70%는 중위소득의 150% 이하에 해당한다.
중위소득이란 총 가구를 소득순으로 순위를 매긴 후 정확히 가운데를 차지한 가구의 소득을 의미한다. 2020년 기준 중위소득은 1인가구 기준 175만원, 2인가구 299만원, 3인가구 387만원, 4인가구 474만원 정도된다.
소득 하위 70%는 중위소득의 150% 이하에 해당하는 소득으로 1인가구 263만원, 2인가구 448만원, 3인가국 580만원, 4인가구 712만원 이하에 해당된다.
거제시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소득 상위 30%(중위소득 150% 초과) 가구에 1인당 10만원씩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변 시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 지원금은 재산의 소득환산액이 소득 기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월수입이 적은 자산가는 정부 지원금을 받고, 모은 재산은 없지만 맞벌이로 소득이 많은 가구는 대상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며 “거제시는 이러한 문제점을 선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거제형 긴급재난 지원금을 계획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소득 상위 30% 인구수를 7만4천여명으로 추정하고, 74억원 정도 소요될 것 예상하고 있다. 4월에 있을 거제시의회 임시회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토록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변 시장의 의지에도 불구하고‘거제형 긴급재난지원금’시행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시민과 시의회가 거제시와 뜻을 같이 해야 한다. 소득상위 30% 즉, 중위소득의 150% 초과는 상류층에 해당한다. 재난기금 명목으로 1인당 10만원씩 지원하는 것에 대해 시민들 동의가 쉽지 않아 보이며, 시의회 또한 추경 예산에 반영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뿐 아니라 소득 상위 30%에 해당하는 거제시 인구수 7만4천여명과 이에 따른 소요 경비 74억원 계산 근거도 정확하지 않다.
거제시는 정부가 결정하는 소득 하위 70%를 제외하면 소득 상위 30%가 지급 대상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거제 전체인구 24만7천명의 30%에 해당하는 7천4백여명을 단순히 소득 상위 30%에 해당하는 인구수와 동일시 계산해 소요경비 74억여원 필요한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정부조차 소득 하위 70% 선정 기준을 건강보험료로 할지, 월 소득으로 할지, 재산을 포함시킬건지 등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정부의 결정에 따라 소득 상위 30% 해당하는 거제인구수와 그에 따른 소요 예산에 많은 변동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제시가 소득상위 30% 인구수를 단순히 거제인구수의 30% 정도라고 예측하고 또 소요 예산을 발표하는 것은 졸속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한 시의원은 “4월20일에 있을 임시회에 통과되지 못하면 어찌 할거냐”며 “발표부터 하고 나중에 돼도 그만, 안돼도 그만이라는 식으로 해서는 안된다. 예산을 먼저 결정해서 발표 해버리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위 30%는 빌딩주도 해당되고 재산 100억대 부자도 해당한다. 이들에게 재난지원금으로 1인당 10만원씩 지원하는 것은 비싼 외식 한번 하라는 뜻이냐”고 비꼬았다.
행정에 있어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신뢰다. 신뢰가 없는 행정은 한낱 구호에 불과할 뿐이다. 분명하고 정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한 정책을 제시할 때 시민들의 신뢰는 높아갈 것이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 소득 상위 30% 가구에도 지원하겠습니다 -
‘거제형 긴급재난지원금' 발표 기자회견문
존경하는 25만 거제시민 여러분!
거제시장 변광용입니다.
❍ 전 세계는 지금 ‘코로나19’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유례없는 재난 속에서 우리는 따뜻한 봄기운도 느끼지 못한 채 일상을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 최근 우리나라의 확진자 수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새로운 변수 또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방심할 수는 없습니다.
상황은 여전히 엄중하고 민생경제의 어려움은 헤아리기 조차 힘들 정도의 심각한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 이에 코로나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직접적인 대책으로 정부는 3월 30일, 소득하위 70%에 대해 가구당 최대 100만 원의 긴급재난지원금 지원 대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 이번 지원금은 특성상 시급성을 요하기에 재산의 소득환산액이 소득 기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월수입이 적은 자산가는 지원금을 받고, 모은 재산은 없지만 맞벌이로 소득이 많은 가구는 대상에서 제외될 수도 있습니다.
❍ 거제시는 이러한 문제점을 선제적으로 해결해 나가겠습니다.
‘단 한사람의 시민도 소외되어서는 안된다’는 저의 소신이자 원칙을 바탕으로 기본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 우리시는 정부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소득상위 30%의 시민에 대한 ‘거제형 긴급재난지원금’을 시행하겠습니다.
❍ 저는 지금의 재난상황이 단지 저소득층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거제시민 전체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가장 위태로운 상태라는 인식에 따라 이번 정책에서는 정부에서 포함시키지 못한 계층들을 포괄하였습니다.
❍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발표에 따른 소득 기준을 종합하면, 중위 소득의 150%는 1인 가구 264만 원, 2인 가구 449만 원, 3인 가구 581만 원, 4인 가구는 712만 원 정도가 됩니다.
❍ 거제시는 1·2인 세대가 전체의 약 5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평범한 직장인 1인 가구나 맞벌이 2인 가구는 기준 중위 소득 150%를 넘길 확률이 크기에 이들의 상대적 박탈감 또한 고려 했습니다.
❍ 우리시에서는 정부 수혜를 받지 못하는 소득상위 30%의 거제시민에게 전액 시비로 1인당 1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습니다.
이번 ‘거제형 긴급재난지원금’은 개인별 10만원을 지급하되, 1가구당 최대 50만원을 초과하지 않도록 지원합니다.
❍ 3월 말 기준, 우리시 인구수는 247,487명이며, 상위 30%의 인구수는 74,246명으로, 이를 위해 소요될 예산은 74억 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이를 4월 추경에 반영토록 하겠습니다
❍ 지급 시기는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지원과 동시에 이루어 질 것이며, 소비 촉진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우리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선불카드로 발급할 계획입니다.
❍ 시민 여러분!
특별한 상황에서는 특별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모두가 어렵고, 모두가 힘든 시기이기에 모두가 함께 겪는 이 위기를 누구도 제외됨 없이 모두의 힘으로 함께 극복해 나가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 거제시는 빠른 시간 내에 거제형 긴급재난지원금과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긴급한 상황임을 감안하여 신청절차를 간소화하고 최대한 신속한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 이번 지원을 계기로 시민들의 즉각적인 소비가 이루어져 골목상권이 되살아나기를 바랍니다.
멈춰진 지역경제를 회생시키고, 시민들이 위기 속에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습니다.
❍ 여러분 한 분 한 분 모두가 소중한 시민입니다.
거제시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마지막까지 시민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