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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가 설치한 교통시설물에 운전자는 되레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
거제시가 설치한 교통시설물에 운전자는 되레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
  • 김민수
  • 승인 2020.04.09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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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시야 가리는 차광판 철거 요청에도 거제시는 미온적
차광판이 좌회전 하는 운전자의 시야를 막아 반대 차선 직진차량과 충돌위험에 노출된 상태다.

차량의 안전한 운행을 위해 설치하는 교통시설물이 오히려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특히 시는 도로의 특성과 운전자들의 안전 등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 시설물을 설치했다가 불과 2개월도 안 돼 철거민원에 직면하면서 예산을 이중으로 낭비할 현실에 처했다.

거제시는 지난 2월 거제면 섬꽃축제 인근 4차선 도로 중앙분리대에 일명 차광판이라는 현광방지시설을 200미터 가량 설치했다.

일명 차광판 불리는 현광방지시설

차광판은 야간에 차량 전조등 불빛을 막아주고 눈부심을 방지하는 교통시설물이다.

그러나 거제시가 설치한 차광판이 운전자들의 시야를 막아 오히려 안전운행에 방해가 되는 실정이다. 특히 휘어진 도로에 설치됐기 때문에 직선 도로보다 시야를 더 많이 가리고 있다.

차광판에 시야가 좁아져 거제면 소재지를 가기 위해 좌회전하는 차량과 사곡삼거리 방면으로 직진하는 차량의 충돌 위험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비보호 좌회전은 전방 가시거리가 최소 50미터 이상 되어야 안전하다는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하지만 차광판 설치 후 가시거리가 기존 100여미터에서 20여미터로 완연히 줄었다.

이마저도 차광판 설치 도중 민원제기가 발생하자 차광판을 일부 철거했기 때문에 이정도의 가시거리가 확보된 것이다.

현장의 특성조차 파악하지 않고 실시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특이한 것은 교통시설물은 도로과 도로시설계 업무인데 도로계획과 예산으로 설치했다는 점이다.

아무튼 사고위험에 노출된 지역주민들은 대책을 마련 할 것을 면사무소와 거제시에 요구하고 있으나 도로과 담당 부서는 대책 마련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공분을 사고 있다.

시민들의 몇 차례에 걸친 철거 민원에도 불구하고 공사업자와 철거비용에 따른 논의를 거쳐 결정해보겠다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 ‘사후 약방문’격 일 처리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도로과 관계자는 “시야가 막힌다는 민원이 있어 현장에 나가서 살펴봤다. 위험은 있다고 느꼈다”며 “차광판을 철거할 경우 설치한 업체가 철거하면 약 100만원 정도 소요된다”고 말했다.

철거를 바로 하면 되지 않냐는 질문에 “아직 철거를 할지 그대로 지켜볼지 결정 난 것은 없다”며 “설치한 업체가 타 지역 업체인데 철거를 하더라도 거제에 신규 공사를 받게 되면 그때 내려와서 신규공사와 더불어 철거를 하게 할 생각이다. 예산 절감 차원도 있다”라고 밝혔다.

수천명의 시민들이 매일 안전을 위협 받고 있는 상황에서 100만원 소요되는 예산 절감을 위해 대책마련을 미루고 있다는 사실에 놀랍다는 반응이다.

거제시에 제기된 민원 내용. 운전자 시야를 가리는 차광판 철거를 요청하고 있다.

지역주민 이 모씨(58,남)는 “매일 이 길을 이용하는데 민원이 제기 된지 한달이 지나고 있는데도 대책 마련도 하지 않고, 100만원 정도의 철거비 아끼려고 시민들을 위험속에 방치하냐”며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차량 수리비 등 사회적 비용이 더 들겠다”며 비꼬았다.

박 모씨(44,여)는 “주민들이 불편사항에 대해 민원을 면사무소에 제기하고, 면사무소 직원이 이를 거제시 담당부서에 접수하면 민원 해결 프로세스에 의해 진행돼야 하는데 담당공무원 혼자 주먹구구식으로 민원을 처리하는 것 같다”며 “시청 앞에서 집회 등을 통해 목소리를 높여야 부랴부랴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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