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동부면 평지마을에서 동부저수지로 유입되는 산양천(2급 지방하천)을 가로지르는 콘크리트 교량이 무단으로 설치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교량설치로 차량 출입이 용이하게 돼 개인의 땅값을 올리려는 시도를 행정이 묵인해졌다는 '특혜'의혹까지 더해지고 있다. 이 다리가 건너편 토지 소유주 장모(55)씨의 동부면 구천리 455-4일원 전답(2천여평)으로 곧장 연결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이 땅을 사들인 장씨는 이 곳에 창고와 관리사로 허가받은 지상1층 건물(약 100㎡)을 주택으로 변경해 사용하고 있다.

문제의 교량은 길이 7m, 폭 4m 정도로 하천 건너편 토지 소유주 장씨가 약 한 달전 쯤 설치했다. 교량설치를 위해서는 하천 관리권자인 거제시로부터 점용허가를 받아야 하나 장씨는 이러한 행정절차를 지키지 않았다.

또 자신의 토지와 붙어있는 국유지(한국농어촌공사 소유) 7491㎡에 무단으로 잔디와 조경수를 심고, 조경석을 설치했으며 심지어 130여m 정도를 아스팔트로 포장도 해놓은 상태다. 국유지를 개인정원처럼 꾸며 놓고 사용한다는 비판이 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장씨는 “비가 많이 올 경우 불어난 물로 하천을 건너는게 불가능하다. 하천 건너편 농지 소유주들과 함께 주민숙원사업으로 면사무소에 건의해 사비로 교량을 설치한 것이다. 문제 발생시 철거할 것을 면사무소와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농어촌공사 소유 땅에 조경석과 나무를 식재한 것은 맞다. 하지만 내가 관리하기 전에는 잡초와 칡덩굴로 엉망이었다”며 “농어촌공사가 관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 주민들은 오히려 깨끗해졌다고 더 좋아한다”고 항변했다.

다리 설치를 허용해 준 동부면사무소 관계자는 "지난 9월 농로로 임시교량을 설치하겠다는 장씨와 일부 주민들의 건의가 있어 시와 협의없이 이를 허용해 줬다"고 밝혔다.

또 "자체비용으로 설치하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하도록 조건을 달았다. 향후에 하천기본계획에 따른 사업이 이루어질 경우 자진철거도 명시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주민의 안전과 통행편의, 영농을 위한 차원에서 한 적극행정으로 봐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연담마을 일부 주민들은 "다리를 이용할 만큼 인근에 땅이 있는 농민은 극소수"라며 "다리는 누가 봐도 동부저수지라는 자연환경을 이용한 투기다. 행정이 특혜를 준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농어촌공사 쪽은 "유지(물이 고인 저수지나 연못)에 임의로 조경수와 조경석, 도로를 설치해 개인 정원처럼 만들어 놓은 것에 대해 3차례에 걸쳐 원상복구 명령을 내린 상태다"라며 "이를 이행치 않을 경우 고소·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제의 교량이 계속 존속할 지는 의문이다. 산양천 관리책임자인 경남도청 하천관리 관계자는 “교량설치 등의 하천관리는 시에 위임돼 있으나 ‘선시행 후양성화’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거제시는 최근에야 사안을 파악하고 대응에 나섰다. 시 도시개발과 하천담당 관계자는 “교량설치는 시의 허가를 받아야 하나 우리와 협의된 적이 없다”며 “최근에 현장을 조사했으며 어떻게 처리할지 협의중이다”라고 밝혔다.

김민수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