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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항매립대책위-권민호 시장, 5개항 합의서 서명
고현항매립대책위-권민호 시장, 5개항 합의서 서명
  • 노재하 기자
  • 승인 2016.01.06 1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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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5천여평 주차장 확보 등···사업자 동의, 해수부 승인 관건

고현항매립반대대책위(위원장 배진구, 대책위)가 공익성 확보차원에서 요구한 5개항에 대해 거제시가 이를 수용하고 권민호 시장이 합의서에 서명했다.

대책위는 권 시장의 합의서 서명에 따라 4일 해단식을 열고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고현항매립사업 반대운동에 종지부를 찍었다.

고현항매립반대대책위 배진구 위원장과 권민호 시장은 지난 31일 고현항사업과 관련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총 5개항으로 구성된 합의서는 대책위가 공익성 확보 차원에서 제시한 요구사항을 거제시가 받아들여 책임지고 추진하고, 대신 대책위는 더 이상 반대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합의서에 따르면 매립부지 내 3곳에 공영주차장을 설치하도록 했다(빨간 네모). 중앙공원지하 1만평, 49층 주상복합아파트 건너편(장평동) 3천평, 버스터미널 건너편(고현동) 2천평이다.

합의서 내용은 고현동 일대의 주차난 해소를 위해 공영주차장 확보가 주를 이뤘다. 총1만5000여평의 주차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 내용으로 ▲거제시는 사업시행사와 협의해 문화공원 면적(약1만평)에 상응하는 지하주차장을 만들고 ▲장평동 49층 건물 앞 상업용지 일부에 약 9900㎡(3000평)의 주차장을 확보하며 ▲국도와 인접한 공동주택 1블록 일부와 완충녹지(시외버스 주차장 맞은편)에 향후 공동주택 사업자와 협의해 약6600㎡(2000평)의 주차장을 확보키로 했다.

거제시는 이를 위해 이들 부지를 향후 도시계획관리계획상 주차장 용도의 도시계획 기반시설로 결정하기로 했다.

또한 ▲장평동 해안도로를 6차선으로 확장하고 ▲매립지와 중곡동을 연결하는 인도교 설치를 위해 적정규모, 형태, 재원조달 방법 등에 대해 상호간 충분한 협의를 통해 시행키로 했다.

위 5가지 조건이 이행되는 것을 전제로 반대대책위는 더 이상 사업추진에 일체의 이의제기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합의서 이행과 관련 거제시 전략사업담당 관계자는 “대책위와 합의한 내용은 사업주관처인 해수부는 물론 사업시행사와도 큰 틀에서 공감대가 이뤄진 내용으로 향후 세부 도시관리계획을 통해 하나하나 반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사업추진의 핵심주체가 아닌 거제시와의 합의는 법적 책임이 없는 ‘면피성 합의’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거제시장의 임기는 유한하지만 그 직책에 따른 책임은 무한하고 연속적”이라며 “단계별 사업진척에 따라 이를 도시관리계획에 충실히 반영해 나갈 작정”이라고 강조했다.

4일 저녁 해단식을 가진 고현항매립반대범시민대책위원회.

합의서 서명에 따라 대책위는 지난 4일 저녁 장평 모 음식점에서 ‘해단식’을 열고 그간의 고생을 서로 위로했다. 김두호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해단식에는 배진구 위원장을 비롯, 송만수 부위원장, 박광호 고문, 김해연 전 도의원, 이행규 전 시의원, 성만호 전 대우노조위원장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14년 지방선거 직후 시청 기자회견을 통해 표출되기 시작한 고현항매립반대 운동은 그해 9월22일 대책위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시청 앞 1인 시위, 고현시가지 피켓시위 및 반대서명운동, 고현항 대규모 항의집회 등으로 이어지면서 거제시와 사업시행사의 일방적 사업추진에 항의해 왔다.

대책위는 특히 일일찻집을 통해 활동기금을 확보했고, 이를 기반으로 시의회 간담회, 국회의원(김우남 농수산위원장 등) 면담, 수차례의 해수부 항의방문, 국민권익위 거제방문 간담회 주선, 권민호 거제시장 면담 등 많은 대외활동을 병행해 왔다.

배진구 위원장은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대책위관계자들의 수고를 위로한 뒤 “대책위가 다소 늦게 출범해 공익차원에서 나름 힘써 싸웠으나, 고현항 사업이 국가사업으로 추진되다 보니 싸우는데도 한계가 있었다”며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합의한 5개항 정도는 관철돼야 한다는 신념하에 거제시와 협상을 벌였고, 결국 권민호 시장의 합의서 서명을 끌어냈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배 위원장은 그러면서 “합의서 미이행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다는 점은 참으로 아쉽다. 그런 점에서 합의서 서명만으로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해선 절대 안 된다”면서 “많은 시민들이 합의서 이행여부를 끝까지 지켜보고,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 더 큰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위원장의 말처럼 앞으로 남은 과제는 이 합의서가 제대로 이행될 지 여부다.

시가 약속했다고 하지만 사업비가 추가로 들어가기 때문에 고현항재개발 사업자인 '거제빅아일랜드PFV'가 동의하고, 해양수산부의 승인이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11일 열린 고현항재개발사업 착공식에서 권민호 시장과 김한표 의원도 이 부분을 염려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날 권 시장은 “고현항재개발 사업 과정에서 주차장 신설이 절실하다”며 “실시설계에 빠져 있는 주차장 확충을 위해 해수부 장관의 지원과 협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한표 국회의원도 “고현지역의 주차난 해소를 위해 고현항재개발 사업 과정에서 주차장을 신설, 확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수부가 사업자의 늘어난 사업비를 인정해야 가능하다”며 해수부 장관에게 사업비 인정을 요구했다.

착공식에 참석한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적극 수렴' 의사를 피력했다. 해수부 관계자도 거제뉴스광장과 통화에서 "거제시와 사업자로부터 공식적인 의견을 통보받은 후에 사업계획 변경 및 사업비 인정 등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밝혔다.

지난달 11일 고현항항만재개발사업 착공식이 열렸다.

한편 거제시와 사업자는 지난달 11일 고현항재개발사업 착공식을 갖고 본격 공사에 돌입했다.

고현항재개발사업은 2008년 거제시와 삼성중공업간 업무협약으로 시작해 2009년 항만재개발 기본계획에 최초로 반영된 이후, 2013년 부강종건 컨소시엄을 새로운 사업시행자로 해 기본계획 변경과 2014년 사업계획 수립을 거쳐 올해 6월 실시계획 등 해수부의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하고 착공에 이르렀다.

‘노후된 항만시설 개선과 고품격 해양도시 공간을 조성해 미래 성장축을 확보한다’는 목표로 시행되는 고현항재개발 사업은 2021년까지 6965억원을 투입해 고현항 전면 해상 60만여㎡ 매립 부지를 조성한다. 이후 상부시설에 민간자본 1조4000억원을 유치해 주거, 상업. 업무시설 등을 분양할 계획이다.

공사기간은 2021년 완공 계획이며, 사업 기간은 총 71개월로 2015~2018년, 2016~2019년, 2017년~2021년 등 3단계로 나뉘어 추진된다. 1단계 공사는 매립면적 16만 7474㎡으로, 총사업비는 2395억원이다. 시공은 대우건설이 선정됐다.

주요 사업계획을 보면 유휴화된 항만기능을 재편하기 위해 연안여객과 크루즈 선박이 이용할 수 있는 여객부두를 사업지 전면 해상에 배치하고 항만친수시설인 마리나 시설은 향후 플레저보트 등이 계류할 수 있는 수역시설과 육상계류장, 수리소, 클럽하우스 등의 편의시설을 유치할 수 있도록 배후면적을 확보했다.

도심내 11만9,000㎡의 공원, 녹지 공간을 대규모로 마련해 상업시설 중심부의 대형 문화공원과 수변부를 따라 위치한 예술공원, 3.3㎞에 달하는 도심 산책공원 등이 조성돼 거제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제공된다.

거제시는 2013년 11월 거제시의회 163회에서 출자동의안이 가결돼 사업자인 특수목적법인 '거제빅아일랜드PFV'에 20억원(자기자본금의 10%)을 출자해 공동사업자로 참여하고 있다.

총사업비 6965억원 중 자기자본금은 200억원이다. 2315억원은 토지 분양수입 등의 영업활동으로 조달하고, 나머지 4450억원은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금융권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 20일 해수부의 실시계획 승인을 받은 고현항재개발사업 토지이용계획표. 공유수면을 제외한 매립면적 중 유치시설용지(주거,상업 등)가 48.4%, 항만용지(여개터미널 등)가 9.6%, 공공용지(공원 등)가 42.0%를 차지한다.
고현항매립은 3단계에 걸쳐 이루어진다.
고현항재개발사업 조감도. 매립사업과 별도로 민간자본이 들어와 상부구조를 설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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