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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옥녀봉 풍력단지사업 전면 백지화하라"
시민단체 "옥녀봉 풍력단지사업 전면 백지화하라"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6.05.30 1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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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기자회견···"진행중인 행정절차 즉각 중단" 요구
▲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가 30일 시청에서 거제풍력발전단지 조성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거제YMCA, 거제경실련, 환경운동연합 등 거제시 10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가 30일 오후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풍력발전단지 재추진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박광호 공동의장은 성명서를 통해 “거제풍력단지는 2년전 옥녀봉 능선에 설치를 추진하다 주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대와 개발계획에 대한 경남도도시계획위원회의 재심의 결정, 거제시의 민원해결 우선 방침으로 전면 백지화된 사업”이라고 밝혔다.

이어 “핵발전과 화력발전의 대안으로 등장한 풍력발전에 대해 반대하지는 않으나 입지선정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며 “민가와 아파트 등 주거밀집지역과 근접해 소음, 저주파, 전자파 등으로 인한 주거환경 피해와 학습권 침해 등이 우려된다”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박 의장은 또 “환경평가에 멸종위기 1급 남방동사리, 2급 애기송이풀을 비롯 천연기념물인 수달, 팔색조, 독수리류 등에 대한 조사가 누락돼 있어 이들에 대한 보호 보전대책이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2014년 9월 ‘주민동의 없는 풍력발전은 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행정절차 진행을 보류’ 하겠다고 밝힌 거제시는 주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제풍력발전 사업은 삼거동 산1-1번지 일원 9만9391㎡에 2MW 풍력발전기 18기를 설치하는 것으로, 2013년 5월 권민호 거제시장, 김한표 국회의원, 거제풍력(주), 한국남동발전(주)가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알려졌다.

2014년 7월 경남도 도시계획위원회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증빙자료가 미흡하고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다"고 지적하며 △산 정상부 능선작업로 설치에 따른 생태계 단절에 대한 대책방안 강구 △소음, 진동에 대한 시물레이션 시행 결과 제시 △풍속에 대한 데이터와 근거자료 제시 △현 지형과 가장 유사한 국내외 사례를 조사 비교한 사업의 타당성 자료 제시 △환경훼손이 최소화할 수 있는 홍보부스 설치를 재심의 조건으로 제시했었다.

당시 삼거마을과 아주동 등 풍력발전단지의 영향권 아래 놓인 지역주민들은 반대대책위를 구성해 강력한 반대운동을 펼쳤다. 

이에 거제시는 “통영거제환경연합과 인근 마을 주민들과 공동으로 환경영향평가를 하도록 거제풍력(주)에 요구했고, 민원이 해소될 때까지 모든 행정절차를 보류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주민과 환경단체에 보냈고, 이후 지금까지 이 사업은 수면 아래 잠복해 있었다. 

하지만 지난 4월 거제풍력(주)가 거제시 도시개발과에 경남도도시계획심의를 위한 보완서류를 제출하며 재심의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근 주민들과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다음은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대규모 산림훼손과 주거환경 피해, 학습권 침해가 우려되는

거제풍력발전단지 재추진에 반대한다!

거제시는 2MW 짜리 풍력발전기 18기를 건설해 연간 10만MW의 전기를 생산하기위한 행정절차를 재추진 중이다.

거제풍력단지는 거제도의 동쪽 옥녀봉 자락 해발 300~400미터 능선 2.5km에 걸쳐 들어설 계획이다. 투자비는 1000억원이며, 사업자는 거제풍력발전(주)다. 2013년 김한표 국회의원, 권민호 거제시장, 한국남동화력발전 등이 협약을 하면서 사업이 시작됐다.

이 사업은 주민들과 환경단체의 강력한 반대와, 개발계획에 대한 경남도도시계획위원회의 재심의 결정, 거제시의 민원해결 우선 방침으로 사실상 백지화 됐다.

그러나 최근 풍력사업자는 개발행위허가를 위해 경남도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 제출할 보완서류를 거제시에 제출했으며, 시는 상문동 아주동 일운면에 주민의견을 수렴해 결과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내려 보냈다.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는 거제풍력단지 조성을 위한 거제시의 움직임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우려를 표하며, 거제시는 거제풍력발전 사업 계획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 줄 것을 요구한다.

거제풍력은 지구온난화에 대비하고 친환경에너지를 공급하며 풍력단지를 관광자원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핵발전과 화력발전의 대안으로 등장한 풍력발전에 대해 우리는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풍력발전이라 할지라도 입지선정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하며, 이해 당사자인 시민들의 의견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할지라도 합리적이지 않거나 시민의 동의를 얻지 못할 경우 막대한 사회적 비용만 남긴 채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먼저 입지 선정의 문제다. 거제풍력 예정지 인근에는 민가와 아파트 밀집지역, 거제중고, 대우초, 내곡초, 상문고 등이 있는데 주거환경 피해와 학습권 침해 등이 우려된다. 최근 풍력발전소 건설이 추진되면서 소음, 저주파, 전자파, 그늘현상 등에 따른 두통, 불면증, 고혈압, 이명 등과 가축의 유산 등 피해사례가 폭증하고 있는 것에 경각심을 가져야한다. 특히 대규모 토목공사가 진행될 경우 식수원인 구천댐 수질오염도 문제다.

- 풍력예정지는 아주동-소동-삼거동으로 이어지는 옥녀봉 자락 2.5km 구간 산 능선부다. 능선부에서 절토 8만톤, 사토 8만톤 등 약 20만톤의 대규모 토목공사를 벌일 경우 산림훼손과 생태계 단절 및 생태계 파괴는 회복 불가능하다. 조사결과 예정지는 80~100년이 넘는 소사나무 때죽나무 팥배나무 참나무류 군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숲의 천이단계상 극상림이다.

-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풍력을 추진하면서 탄소를 흡수하는 울창한 산림을 없애고 발전소를 짓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이 사업의 근본적인 한계다. 풍력발전소를 건설할 경우 해상, 사막 등 인구가 없거나 산림과 무관한 곳을 선정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 사업자는 환경평가를 하면서 멸종위기 1급 남방동사리, 2급 애기송이풀을 비롯해 천연기념물인 수달, 팔색조, 독수리류 등에 대한 조사를 누락한 바 있어 이들에 대한 보호보전 대책은 전무하다. 특히 예정지는 철새들의 주요이동통로로서 산정상부에 150m높이로 들어서는 18기의 발전기로 인한 철새 충돌 등이 우려된다.

- 무엇보다 거제시는 ‘민원이 해소될 때까지 추진하지 않겠다’는 주민과의 약속을 지켜야한다. 거제시는 14년 9월 민원회신 공문을 통해 “민원이 해소될 때까지 행정절차 진행을 보류할 계획”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민원은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반대여론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경제나 군대보다도 신뢰를 잃는 것이 가장 크게 잃는 것이라는 논어의 가르침을 거제시는 새겨야 한다.

- 특히 환경부와 낙동강유역환경청, 문화재청 등이 거제시를 통해 통영거제환경연합과 삼거동주민대책위에 전달한 공문에는 “통영거제환경연합과 인근 마을 주민들과 공동으로 필요분야 환경영향평가를 하도록 거제풍력(주)에 요청했다”고 돼 있다. 그러나 사업자는 현재까지 환경연합과 주민들에게 공동조사를 위한 연락 한번 없었다. 사업자는 국가기관의 요구를 무시하고 있으며, 이는 주권자인 시민에 대한 무시전략으로밖에 볼 수 없다.

- 결론적으로 우리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는 시민 의견수렴이 결여된 점, 입지선정이 잘못된 점, 대규모 산림훼손과 생태계파괴가 불가피한 점, 행정기관이 요구한 공동 환경조사를 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거제풍력단지 조성사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민원해소 때까지 행정절차를 중단하겠다는 거제시의 약속 이행을 촉구한다.

지극히 상식적인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우리는 거제풍력발전단지 저지를 위해 거제시민과 함께 행동할 것이며, 이로 인한 모든 책임은 거제풍력(주)와 거제시에 있음을 밝혀둔다.

 

                                                   2016.5.30.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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