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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 하던 노동자들...촛불을 들다
일만 하던 노동자들...촛불을 들다
  • 배기수 기자
  • 승인 2016.08.27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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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기업 사태'는 예상한 대로 거제조선업 위기로 인한 피해가 누구에게 가장 먼저 가해지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원청-하청으로 이어지는 사슬에서 제일 뒷자리에 있던 하청노동자들은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는다. '그냥' 일만 한 사람들, 가장 대우받지 못했던 이들이 가장 먼저 위기를 겪는다. 몸뚱아리 하나면 모르겠으나 딸린 식솔이 있는 경우면 눈앞이 캄캄해진다.

26일로 회사앞 철야농성 10일째를 맞는 천일기업 노동자들이 홀더와 그라인더 대신 촛불을 들었다. 오후6시 집회, 8시 촛불행진에 소금꽃 피어난 작업복을 입은 노동자들이 모여들었다. 시간이 지나 그 대열은 150여명에 이르렀다. 하청노동자살리기 대책위 등 지원단체들도 힘을 보탰다. 삼성중공업 정문앞을 출발해 장평시내를 40여분간 빙빙 돌았다. 곱디 고운 어린 자녀의 손을 꽉 부여잡은 기름때 묻은 아빠는 소리높여 외쳤다. 체불임금 해결하라! 추석이 코앞이다 집으로 보내다오!

어느 순간 맑고 높아진 하늘 만큼, 이들의 삶과 노동도 제자리를 찾아가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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