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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신화를 앞두고 있다
거제, 신화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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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6.02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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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이헌(거제대 교수 )

 

  이헌
  거제대교수
  거제경제정의실천연합 공동대표

 

 

거제의 조선산업은 지역과 국가경제적 입장에서 절체절명의 산업임이 분명하다. 지금의 거제발전은 조선산업이 그 가장(家長) 역할을 하였고 기반이 되어주었다. 그러니 조선산업을 떠나 거제발전을 상상하는 건 아직은 불가하다. 우리는 흔히 몸의 중심을 아픈 곳이라고 한다. 조선산업은 현재 아프다. 건강할때부터 우리의 중심이었고, 지금과 같이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의 조선산업은 거제의 중심이어야 한다. 지역사회는 대우조선의 운영자금의 어려움으로 4월 위기니, 또 이를 넘겨도 두세 차례의 위기가 있는 등 설왕설래하며 숨죽여 왔다. 그러나 당시의 대선후보들은 한결같이 지원을 통해 기업을 살릴 것을 약속했고, 올 상반기 정부는 금융위원회를 통해 2조 9천억원의 지원을 결정하였다. 더불어, 지난 해 7월 1일자로 거제를 비롯한 울산, 목포 등지의 주요산업인 조선산업에 대한 특별고용위기업종 지정이 있어, 희망센터를 지역별 노사정협의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의 1차 종료 기한이 6월 말로 다가오므로 연장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세계경기는 아직도 희망적인 소식이 없고 한반도는 핵과 미사일 문제로 긴장상태다. 이런 와중에 조선산업에 대한 기대할 보고서가 나오고 있어 가히 가뭄 속 희소식이 되어주고 있다.

바닥을 친 조선업황

5월 30일, 클락슨(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은 지난 4월 벌크선(석탄, 광석, 시멘트, 곡물 등 포장하지 않은 화물을 적재하는 원자재 화물전용선) 신규 선박건조가격이 상승하고, 5월 들어 유조선의 신규선가가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실로 3년만의 소식이다. 선가가 오른다는 것은 시장이 활성화됨을 의미하며 조선산업의 내실화로 이어질 지표가 된다. 일반적인 시장에서도 물건 값이 오른다는 건 이를 생산하는 입장에선 기대할 일이 아닌가? 특히, 우리의 빅3(현대, 대우, 삼성중공업)의 주력선박인 30만DWT(화물선중량으로 재화중량톤수)급 VLCC(초대형유조선, 20만~40만DWT)의 경우, 평균20% 이상 낮아진 선가가 최근 척당 수주금액이 100만달러 가량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이런 현상은 신규선박에 국한하지 않고 중고선박에 대한 거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VLCC의 경우, 리세일(중고 재판매) 가격이 척당 300만달러이상 오르고 있어 이 분야의 회복세는 분명해 보인다. 이보다 규모가 작은 수에즈막스(12만~20만DWT)급의 경우나, 아프라막스(8만~12만DWT) 및 파나막스(5만~8만DWT) 유조선의 경우도 일제히 100만달러 가량 중고선가가 오르고 있다. 이 모두 최근의 유가상승에 원인이 있을 것이다.

이렇듯 신규와 중고선박의 가격이 2014년 이후 3년 만에 일제히 상승하는 현상을 보이자 조선소의 업황도 점차 회복되는 기미를 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는 지루하고 힘겨운 조선산업이 바닥을 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일이다.

살린다, 조선

5월 31일, 문재인 대통령은 해운과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금융 지원을 위해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무너진 해운과 조선산업, 우리 바다를 되살리겠다. 해양수산이라고 하면 ‘대통령이 직접 챙긴다’는 말을 듣도록 하겠다”라고 한 것에서 대통령의 비장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이는 희망의 또 다른 싹이다.

면밀한 구조조정으로 향후를 준비해야

거제는 이제 고통의 바닥에서 도약만이 남아있다. 그러니 우리 모두가 회복의 기대와 희망을 지니고 각자의 소임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약속한 구조조정을 이행하되 이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것에 의지를 모아야하고, 지역의 미래를 위해 조선산업과 같은 2차 산업은 물론, 작금에 강조되는 관광산업과 더불어 수산‧어업 및 농작물 산업 등 1, 3차 산업에도 동시에 힘을 기울이고 노력을 쏟아야한다. 그리하여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시민역량을 확인하고, 미래 거제를 시민이 이끌었다는 신화를 만들어야한다.

거제는 가능하다. 고려와 6.25, 임진란의 국난조차 극복했던 거제는, 이제 역사속의 전설이 아니라 미래의 신화를 준비할 의무가 있다. 이 미래의 길, 시민이 나서고 행정이 이끌며 의회와 상의 그리고 대학, 시민사회단체 등 모든 조직이 함께하는 부단한 길을 걸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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