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4-04-19 16:17 (금)
‘노동절 참사’ 삼성중공업, 작업장 안전 '마스터플랜' 발표
‘노동절 참사’ 삼성중공업, 작업장 안전 '마스터플랜' 발표
  • 노재하 대표기자
  • 승인 2017.08.04 14: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크레인 사고예방·안전관리 조직 확대 등…협력업체 상생방안은 빠져

노동절에 일어난 크레인 붕괴사고로 31명의 사상자를 낸 삼성중공업이 안전한 작업장 구현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마스트플랜에는 안전관리 조직 확대·강화 및 크레인 충돌사고 예방 대책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크레인 사고에 대한 책임자 문책이나 협력업체와의 안전관리 상생계획 등이 빠져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4일 사내방송을 통해 '크레인 사고' 재발방지 대책 '안전 실천 마스터플랜'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대표이사 박대영)은 '안전전략회의'를 통해 확정한 마스터플랜을 4일 오전 사내 방송을 통해 전 직원에게 세부 계획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마스터플랜은 △안전관리 조직 확대·강화를 위한 조직개편 △안전 최우선 경영을 위한 '신(新)안전문화' 조성 △크레인 충돌사고 예방 대책 △정기 안전점검과 국제기준에 따른 잠재 위험요소 발굴 및 제거에 초점을 맞췄다. 마스터플랜의 효율적이고 적극적인 이행을 위해 안전관리 조직을 '안전경영본부'로 격상시켜 위상과 권한을 강화하고 '안전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

안전위에는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인 조선소장을 비롯해 각 사업부장, 경영지원실장, 인사지원실장, 생산 및 안전환경 담당 임원 등이 참여한다. 안전위는 매월 1회 회의를 개최해 안전관리 체계와 정책, 안전 관련 투자, 조직별 안전관리 실태 점검 등 안전 환경 관련 사안을 총괄적으로 협의, 결정한다. 특히 글로벌 안전관리 전문가를 본부장으로 영입해 안전관리 역량을 강화한다. 현재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이 진행 중이며 9월 중 인선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글로벌 환경안전보건 분야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거쳐 삼성중공업 고유의 '신안전문화'도 구축한다. 이를 위해 ERM(Environmental Resources Management)사가 총 18개월에 걸쳐 컨설팅과 사후관리를 진행한다. ERM사는 5개월간 회사의 안전의식, 공정안전, 안전경영시스템 등 현황을 진단한다. 이를 바탕으로 회사 고유의 안전문화 구축 및 자발적인 사고예방 역량 강화를 위한 각종 개선 과제를 수립한다.

노동절 참사의 원인이 된 크레인 충돌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안도 나왔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새로운 개념의 위치·형상 기반의 충돌방지 시스템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이 시스템은 크레인의 실시간 위치와 자세, 주변상황 정보를 토대로 크레인 충돌을 방지한다. 삼성중공업 중앙연구소를 주축으로 개발역량을 집중, 전세계 유일의 크레인 충돌위험 예방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오는 12월 8대의 옥외 크레인을 대상으로 시스템을 시범 적용한 뒤 문제점을 보완해 내년엔 조선소 내 모든 크레인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여기에 옥외 크레인 108대에 영상기록 장치를 설치하고, 기지국을 증설해 무전 음영구역도 개선한다. 또 크레인 운전수와 신호수의 보수 교육 주기를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고 크레인 운영부서 자체 교육도 분기마다 실시하도록 하는 등 크레인 운영역량 및 안전관리 역량을 지속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잠재 위험요소 발굴·제거를 위한 자체 활동도 강화한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생산부문 자체 TF 활동을 통해 고위험 요소를 찾아내 선제적 예방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61개를 발굴, 이 중 20개에 대한 조치를 완료했다. 나머지 41개도 올해 중 예방조치가 완료할 방침이다.

조선 작업 특성상 위험도가 가장 높은 인양·운반작업(Lifting & Rigging)은 선진사들의 운영방식을 적극 참고하기로 했다.

또 분산돼 있는 설계 및 해석 업무를 한곳으로 통합해 사전에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체계도 구축된다.

글로벌 전문가를 영입해 업무 담당자들에게 국제기준에 맞는 전문 교육을 실시, 기술역량을 지속적으로 제고하고 RFID를 이용한 인양·운반장비의 사용 및 점검 이력관리로 보수 및 교체 시기를 적기에 결정하는 등 장비관리 체계도 고도화한다.

특히 조선사의 안전관리 수준을 글로벌 국제표준 수준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만든 KSSS(Korean Shipyard Safety Standardization·한국조선소 안전표준화)를 국내 조선사 중 가장 앞선 2018년 1분기까지 조기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KSSS는 조선 3사와 오일메이저, 선주사 등 33개사가 공동 개발한 안전 표준이다. 족장, 운반, 고소, 밀폐작업, 작업허가, 안전교육, 일반안전 등 고위험 작업 등 7개 분야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와함께 노동부 인증 전문기관의 안전점검을 매년 실시하고, 모든 생산부서와 해외 법인을 대상으로 하는 자체 안전문화 평가를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또 작업장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준수해야 할 '12大 안전수칙' 위반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는 등 안전 책임관리도 강화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반성을 바탕으로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면서 "안전이 경영의 제1원칙이라는 철저한 안전 의식을 바탕으로 마스터플랜을 적극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회사측의 안전관리 계획에는 협력업체와의 상생방안이 빠져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대책위는 휴업수당 미지급 문제와 작업장 인력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내하청 협력업체의 근로환경 개선 등의 대책이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안전관리 계획 수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협력업체와의 상생방안 마련 등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