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은 드릴십 1척을 당초 예정보다 1년 6개월 일찍 인도해 잔금 7천500만달러(약 860억원)를 받았다고 1일 밝혔다.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영국 시추업체 엔스코(Ensco)로부터 수주한 드릴십 1척을 지난달 29일 선주사에 넘겼다.
이 선박은 인도에 앞서 지난달 20일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명명식에서 'ENSCO DS-10'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길이 220ｍ, 폭 38ｍ, 높이 18ｍ 규모로 최대 수심 1만2천피트(3.6㎞)의 해상에서 해수면으로부터 최대 4만피트(12㎞)까지 시추할 수 있다.
특히 선형을 최적화하고 트러스터(드릴십 선체 하부에 장착되는 추진기)의 운용 효율을 개선해 이동 시 연료 소모량을 종전 모델 대비 50% 절감한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 다단계 수질오염 정제시스템, 질소산화물(NOx) 배출저감장치 등을 장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
이 드릴십은 최초 인도 예정일이 2015년 8월이었으나 시황 악화로 선주 측이 두 차례 연기를 요청하면서 인도가 2019년 3월로 미뤄진 상태였다.
그러다 지난 7월 엔스코가 드릴십 용선 계약을 따내 선박의 조기 인도를 요청함에 따라 예정일보다 1년 6개월 빨리 배를 넘기게 됐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의 이번 조기 인도 사례가 최신형 고사양의 드릴십을 중심으로 시장 수요가 조금씩 살아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6개월 이상 신규 용선 계약을 체결한 심해용 드릴십은 2척에 불과했지만, 지난 7월 이후에는 7척으로 빠르게 늘었다.
엔스코가 기존 선대 중 미용선 상태의 드릴십 3척(각각 2010년, 2011년, 2015년 건조)이 있음에도 삼성중공업의 드릴십을 용선 계약에 투입하기로 한 것은 용선주가 시추 성능과 운항 효율이 우수한 최신형 드릴십을 선호한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드릴십 조기 인도 사례와 같이 시황이 회복되면 최신형·고사양 드릴십부터 시추 작업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