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경북 포항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16일 치를 예정이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일주일 연기됐다. 이에 따라 오는 23일에 2018학년도 수능이 치러진다. 1994년 수능이 시작된 이래 예정된 시험일이 미뤄진 것은 처음이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후 8시 2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포항 지역교육지원청에서 연기 요청이 왔다”며 "학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형평성을 감안해 연기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이같은 긴급 조치에 나선 것은 고사장의 피해가 적지 않아 정상적인 시험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지진 여파로 포항 지역의 14개 고사장 중 상당수에서 균열 등 피해가 발생했다. 포항고에서는 시험장 곳곳에 균열이 발견됐고, 포항여고도 창문이 떨어져나가는 등 피해를 입었다. 천장 마감재가 떨어져 내리거나 형광등이 부서진 곳도 있었다.
교육부는 포항 지역의 14개 시험장을 여진 우려가 없는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진에 대한 우려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오후 8시까지 여진이 26회 발생하는 등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만약 시험을 치르는 도중 여진이 발생해 수험생들이 긴급 대피하거나 인명 피해가 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수능 시험일이 일주일 미뤄지면서 전반적인 대입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대학에 일정 조정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내일 수능에 따라 휴업할 예정이던 학교들의 휴업은 유지된다. 수능 연기로 인해 늘어난 휴업 일수는 방학을 이용해 보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