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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 도교육청 100억원 지원 사업 ‘지혜의 바다’ 스스로 포기
거제시, 도교육청 100억원 지원 사업 ‘지혜의 바다’ 스스로 포기
  • 김민수
  • 승인 2022.10.04 16: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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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원 지원 조건 제대로 숙지 못하고, 체육인 불만 여론 임의로 판단
제234회 거제시의회 3차 본회의에서 한은진 의원이 지혜의바다 추진 사항에 관해 박종우 거제시장에게 시정질의하고 있다.  

거제시가 도교육청에서 100억원이 지원되는 ‘지혜의 바다’ 사업을 포기하고 신규 도서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논란인 가운데, 박종우 거제시장이 도교육청 100억원 지원 조건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또 실내체육관 이전과 관련하여 체육협회 및 체육인들의 공식 입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임의적으로 ‘체육인들의 불만’을 지혜의바다 무산 근거로 제시하고 있어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을 넘어 여론 왜곡이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이같은 사실은 9월 28일 제234회 거제시의회 정례회 시정질의 과정에서 드러났다.

박종우 시장은 지혜의 바다 추진과정을 묻는 질의에 무산됐다는 답변을 했다.

박 시장은 “지혜의 바다 건립은 사실상 무산”됐다며 무산 이유로 “체육시설이 분산 되는 점과 체육관 이전으로 체육활동의 장기간 중단에 따른 체육인들의 불만 표출, 거제도서관 폐쇄 불가피성”을 들었다.

그러면서 “체계적 도서관 정책 수립 시행할 수 있는 5천㎡ 규모의 거제시립 대표도서관 건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교육청이 지원하는 지혜의바다 예산 100억원을 포기하고, 이와 유사한 도서관을 거제시 예산으로 신규 건립하는 것에 대한 문제가 당장 제기됐다.

지혜의바다 사업은 도시재생사업 예산 일환으로 폐교 등을 재정비할 때 지원된다. 그래서 거제시도 2021년 9월에 도교육청과 MOU를 체결하면서, 노후화된 실내체육관을 리모델링하여 지혜의 바다로 조성하고, 실내체육관은 고현항 매립지에 확대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박 시장의 계획처럼 새로 도서관을 신축하여 건립할 때는 도교육청 예산 100억원을 지원받지 못하는 사정이다.

문제는 이런 예산지원 문제를 박 시장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같은 사실은 김선민 의원이 추가 질의를 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김 의원의 “지혜의바다 건립 예산 경우에는 도교육청에서 다 주는 겁니까? 그걸 꼭 실내체육관 위치에 해야될 그게 있습니까? 상문동에 추진하는 사업을 지혜의바다 도서관으로 추진할수 없습니까? 지혜의바다 그런 사업을 이어가면 도교육청에서 지원을 하니까..."라며 지혜의바다 예산 100억원을 박 시장이 추진하는 신규 도서관에 지원 적용 시킬수 없냐는 질의에 박 시장은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하고 “그거는 확인해보겠다”라는 어정쩡한 답변을 했다.

그러면서 담당 과장의 메모 쪽지를 전달 받고 “방금 담당 과장에게서 신설 비용은 도에서 지원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답변해 도교육청 지원 예산 성격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음을 나타냈다.

김선민 의원의 추가 질문하는 도중에 담당 관계자가 박종우 시장에게 쪽지를 전달하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박 시장은 지혜의바다 무산 근거로 체육인들의 불만 사항을 이유로 들었다.

박 시장은 “실내체육관 이전 기간동안 실내 체육활동의 장기간 중단에 따른 체육인들의 불만 표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체육인들의 불만을 무산 근거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는 이태열 의원의 추가질의 과정에서 사실과 다름이 드러났다.

이태열 의원은 “지혜의바다 MOU가 체결될 때 체육회에서 실내체육관 이전 및 신축 관련 건의서를 제출했다”며 “체욱관 이전 기간 동안 사용하지 못하는 불편함도 문제제기 됐었지만, 체육인들의 요구는 실내체육관 규모가 적어 국제대회는 물론 국내 대회도 할 수 없다. 그래서 체육인들이 국내 및 국제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종합실내체육관 건립을 요구했고 2년간의 공백에 대해서는 감수할 수 있다는 의견서를 체육회 명의로 거제시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발언에 따르면 거제시가 체육회 공식 입장과 다른 의견을 전체 의견처럼 왜곡하여 지혜의바다 무산 근거로 제시한 셈이다.

체육인들의 불만은 어떻게 조사된 내용이냐는 기자의 질의에 김성현 과장은 “MOU체결 당시 체육회에서 입장을 밝히는 건의서를 제출한 것은 알고 있었으나, 이런 내용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며 “부서에서 자체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시정답변에 ‘불만표출이 예상된다’로 답변한 것이다”고 해명해 비난을 자초했다.

실내체육관에 조성할 지혜의바다를 무산시키고, 상문동에 신규 도서관을 건립을 추진할 때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예산 문제와 체육인들의 민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거제시는 이 두가지를 모두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수백억이 지출되는 행정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예산 문제와 주민 의견 청취를 소홀히 한 점을 스스로 입증한 셈으로,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지혜의바다 사업과 이를 대신한 신규 도서관 건립이 어떻게 진행될지 민선 8기 시정 평가의 가늠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산창원 지혜의 바다(좌)와 김해 지혜의 바다(우) 내부 전경

한편, 거제시는 새로 추진하는 상문동 도서관 사업은 4~5천㎡ 부지에, 연면적 5천㎡로 총예산 270억 정도로 계획되고 있다. 부지선정은 후보지 2~3군데로 압축한 상태며, 지주와의 협의는 1곳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답변 내용 중에 있는 거제시 도서관 발전종합계획 수립 용역은 지난 6월초에 발주하여 11월쯤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에 도서관 신축 컨설팅 의뢰는 9월 정도에 해서 이달 말까지는 의논하는 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 거제시도서관 폐쇄는 지혜의 바다 조성 협의 당시 두 시설 간 이격 거리 문제로 둘 다 유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도교육청 의견에 따른 것이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거제시 시정답변 내용 전문이다.

[거제시 답변서]

한은진 의원님의 첫 번째 질문인 「지혜의 바다 조성에 따른 추진상황과 향후 추진계획」에 대해 답변드리겠습니다.

거제 지혜의 바다는 거제시와 경상남도교육청간 교육현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시민 문화욕구 충족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교환이 이루어지면서

거제시는 거제시체육관의 부지와 건물을 일정기간 무상 임대하고, 경상남도교육청은 약 100억 원의 사업비로 체육관을 리모델링하여 거제 지혜의 바다를 조성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간 추진사항으로 2021년 9월 14일 거제시와 경상남도교육청은 교육현안에 대한 MOU를 체결하고,

2022년 3월 23일 거제시체육관의 안정성 여부 확인을 위한 정밀안전점검 및 내진성능평가를 실시했으며, 2022년 4월 1일은 학부모와의 소통간담회를 개최하였습니다.

2022년 6월 29일 용역 결과 안전등급은 B등급으로 양호한 상태이며, 내진성능은 1등급으로 별도의 내진 보강은 필요 없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러나 현 거제시체육관에 지혜의 바다를 건립하고, 거제시체육관을 다른 곳에 이전 신축할 경우,

각종 체육시설의 집단화로 활용도를 증대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분산되는 문제점을 비롯하여

거제시체육관 이전 장소의 미확정, 신축비용 마련 애로, 실내 체육활동의 장기간 중단에 따른 체육인들의 불만 표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울러,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경상남도 교육청 소유의 거제도서관 폐쇄 등 다수의 문제로 거제 지혜의 바다 건립은 사실상 무산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우리 시에서는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공공도서관, 스마트도서관, 작은도서관 등을 총괄 관리하면서

체계적인 도서관 정책을 수립 시행할 수 있는 약 5,000㎡ 규모의 가칭 거제시립 대표도서관 건립을 포함한

거제시 도서관 발전종합계획 수립 용역 중에 있으며, 문화체육관광부에 도서관 신축을 위한 컨설팅도 의뢰해 놓고 있습니다.

향후 용역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면 시민 의견수렴을 위한 간담회 등을 개최하여 지혜의 바다에 걸맞은 시민중심의 도서관 건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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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시민 2022-10-06 11:00:04
국힘시장들은 하나같이 왜 이러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