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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금 내면 현수막 걸어줄게”···'민원 장사’하는 정당들
“후원금 내면 현수막 걸어줄게”···'민원 장사’하는 정당들
  • 김민수
  • 승인 2023.04.04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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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해 수준 정당 현수막···후원금 받고 ‘장사’하는 정당들
거제 시내에 게시된 정당 현수막들. 사진은 이 기사와 상관없음.

난립하고 있는 정당 현수막이 도시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는 가운데, 후원금을 납부하면 현수막을 대리 게시 해주는 ‘민원 장사’를 하는 정당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사실상 정당과 아무 관련 없는 시민 단체의 현수막이지만 정당에 후원금을 주면 원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어준다는 것이다.

현수막에 정당명과 당대표 이름, 게시기간만 적으면 정당 현수막으로 인정되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법 개정에 따라 정당은 정책·정치 현안 관련 현수막을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나 신고 없이도 자유롭게 15일간 어디든 설치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일반 시민들은 지자체 신고, 게시 비용 지불, 선착순·추첨 등 현수막을 걸기 위해 여전히 여러 절차가 필요하다.

이에 일부 정당이 현수막 게시가 비교적 간편하다는 점을 이용해 시민들로부터 일정 대가를 받고 이들이 의뢰한 현수막을 대량 걸어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A당은 현수막 게시를 원하는 시민들로부터 최근 후원금을 받고 정당 이름으로 현수막을 대신 걸어주고 있다고 파이낸셜 뉴스는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시민이 A당에 현수막 게시를 문의하자 "일반 시민이나 단체는 현수막 게시가 어렵다"며 "(현수막 게시를 원하는) 시민들이 후원금을 내면 정당에서 현수막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현수막 수나 장소에 따라 내야 하는 금액이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정당 현수막 전쟁이 격화되면서 비방·조롱 등 과격한 문구의 현수막들이 난립하고 있다.

무분별한 정당 현수막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시민들은 과격화 되고 있는 정치 구호와 상대방에 대한 조롱, 논란의 문구들을 원하든 원치 않든 매일 볼 수밖에 없다. 피로도가 극에 달하고 있다.

후원금을 받고 대신 게시해주는 장사 현수막까지 등장해 스트레스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수막 내용은 선관위 판단에 따르게 된다. 정책·정치 현안 관련이 없는 명예훼손이나 과격한 표현 등은 선관위가 철거를 명할 수 있다. 선관위의 적극 행정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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