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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노조 장외집회 "정부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 촉구
대우노조 장외집회 "정부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 촉구
  • 노재하 기자
  • 승인 2016.10.24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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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태 위원장 “특수선 분할, 합병 반대…시민대책위와 함께 맞설 것”

“조선소 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회사의 경쟁력이고 대우조선의 미래입니다. 사람을 자르고 공장을 팔고 생산설비를 처분하는 정부와 채권단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대우조선 구성원들은 무너지는 조선산업과 위기의 지역경제를 시민 여러분과 함께 지켜 나가겠습니다.”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 계획을 담은 ‘조선산업 재편 방안’ 발표가 이달 말로 예정된 가운데 대우조선노동조합이 장외집회를 갖고 정부와 채권단의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했다.

대우조선노동조합(위원장 홍성태)은 지난 21일 저녁 옥포 수변공원에서 ‘생존권 사수와 조선업 살리기’를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노조 집행부와 대의원 등 100여명은 5시 30분부터 옥포동 중앙사거리에 집결해 행사장까지 2㎞의 거리를 행진하며 “구조조정 중단, 고용보장”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6시 30분부터 이어진 결의대회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노조 조합원과 가족 등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 김택수 부위원장, ‘조선업살리기 범시민대책위’ 김용운 거제경실련 집행위원장, 장윤영 참교육학부모회 거제지회장 등 시민사회와 한기수, 송미량 시의원, 변광용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장 등 정치권 인사도 참석해 연대의지를 표명했다.

이날 홍성태 대우노조 위원장은 “현재의 조선업의 위기는 정부와 채권단의 무능과 경영진의 경영부실로 비롯됐음이 만 천하에 드러났다. 하지만 희망퇴직과 분사, 특수선 매각 등 일방적 구조조정으로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며 “이는 결국 지역 경제를 파탄시키고 조선 기술 경쟁력의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위원장은 “현장에서 피땀 흘려 배를 만들어 온 숙련된 노동자들이 조선소의 경쟁력이고 미래다. 이러한 우리들의 생존권 투쟁은 곧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함이며, 회사와 국가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일”이라며 “노동자와 거제시민이 힘을 모아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아 조선소와 지역 경제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호소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독자생존이 힘들다는 내용이 담긴 맥킨지 보고서 초안 내용과 관련해 노조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홍 위원장은 “터무니 없는 가정하에 진행돼 납득할 수 없는 컨설팅 결과다. 정부가 사실상 정책방향을 잡아 놓고 명분을 확보하고자 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며 “만일 빅2 체제로 개편될 경우 지역 경제의 근간을 허물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치닫게 된다. ‘거제 조선산업살리기 범시민대책위’와 함께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의지를 표명했다.

이어 ‘조선업살리기 범시민대책위’에 참여하고 있는 거제경실련 김용운 집행위원장은 연대사에서 “한낱 외국의 컨설팅 회사 보고서 하나로 수만명의 노동자가 피땀으로 일구어 놓은 회사를 없애려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이 오십인 노동자가 희망퇴직이라는 허울을 쓴 강제퇴직으로 쫒겨나와 어디서 뭘해서 먹고 살아야 한다는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자본과 권력이 연대하는 지금, 노동자는 노동자끼리 연대해야 한다"며 "정규직, 비정규직, 현장직, 사무직 할 것 없이 연대하고 맞서야 한다. 거제시민도 남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에서 30년 넘게 용접을 하고 있는 남편과 살고 있는 주부라고 자신을 소개한 장윤영 참교육부모회 거제지회장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장 회장은 “왜 열심히 일한 남편이 ‘희망퇴직 대상자’가 돼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대학생 2명을 둔 가장이 갑작스런 구조조정을 통해 일터에서 쫓겨나면 어떻게 될지 불안하기 그지없다”고 솔직한 심경을 드러내며 “비리와 무능력으로 회사를 위기로 몰아간 사람들은 따로 있다. 그럼에도 그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고 벼랑 끝으로 내몰아 가서는 결코 안 될 일”이라며 회사 측에 노사간 대화의 장 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미래와 나라 경제를 위해 이 위기 극복을 위해 더욱 당차게 헤쳐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며 참석자들을 향해 힘내라고 응원했다.

한기수 시의회 부의장은 연대사에서 “노조의 이번 싸움은 단지 노사 간의 문제가 아니다. 구조조정을 강요하는 정부와 채권단에 맞서 일터와 지역경제를 지키는 일”이라며 “이 문제의 당사자인 노조와 회사, 채권단, 정부가 참여하는 4자 협의체를 구성”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는 민중가수 임정득씨의 문화공연과 함께 진행된 가운데 고용안정과 회사 정상화를 염원하는 희망풍선 날리기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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