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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랑에 어선 뒤집혀도 거제시는 ‘예산 타령’만
풍랑에 어선 뒤집혀도 거제시는 ‘예산 타령’만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6.10.25 2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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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예방 못하는 부두 공사···주민들 "차라리 공사 하지 말라"
▲ 동부면 작은오송 마을 주민들이 거제시를 항의방문해 풍랑피해 예방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풍랑 피해 예방대책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와 상관없이 진행되는 거제시 행정에 한 어촌마을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동부면 ‘작은 오송’마을 주민 대표들은 25일 마을 항에 진행 중인 부두 연장 공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거제시를 항의 방문했다.

주민들은 풍랑의 직접적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1’자 모양의 현 부두를 ‘ㄱ’자 모양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거제시는 이를 귀담아 듣지 않고 예산 1억원을 들여 현 부두를 10m 연장하는 공사만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ㄱ'자 모양으로 하지 않을 바에야 연장 공사를 중단하라고까지 요구하는 등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10미터 부두 연장만으로는 실익이 없는 예산낭비라는 주장이다.

▲ 1자 모양의 마을 앞 부두가 파도를 막아주는 역할을 못해 마을주민들이 피해를 겪고 있다. 주민들은 방파제 역할을 할수 있도록 'ㄱ'자 모양으로 변경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시는 예산 부족으로 10m 길이만 연장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마을은 지난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어선 4척이 풍랑에 전복되는 피해를 입었다. ‘1’자 모양의 부두가 마을 항으로 직접 불어닥치는 풍랑을 막지 못해 피해가 커졌다.

태풍 차바 당시 주민들은 옆 마을 항으로 선박 등을 피항하고자 했으나 인근 항에도 피항 온 선박들로 가득차 이 같은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주민은 “태풍을 피해 옆 마을 항으로 선박을 이동했으나 이미 다른 선박들로 항이 가득 차 있었다”며 “피항 해 온 배끼리 부딪쳐 파손되는 것을 염려하는 그곳 마을 주민과 다툼이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태풍 피해뿐 아니라 평소에도 풍랑의 직접적인 피해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1~2월 북서풍이 불어오면 현 부두가 방파제 역할을 전혀 못하기 때문에 풍랑이 직접 마을로 들이닥친다고 전했다. 한 겨울에도 인근 마을 어항으로 어선을 피항시켜야 하는 실정인 셈이다.

주민들은 단순히 부두 길이만 연장하는 것은 예산 낭비일 뿐이며, 현장의 목소리는 귀담아 듣지 않고 ‘찔금 예산’으로 생색내기만 하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방파제 역할을 할수 있도록 부두를 ‘ㄱ’자로 개조하는 공사도 이어서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5억원의 예산이 더 필요하다.

한 주민은 “이번 공사를 마무리하고 또다시 공사를 시작하는 것은 이중공사가 되며 예산 낭비다”며 “이참에 방파제 역할을 할수 있도록 부두를 ‘ㄱ’자로 개조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같은 주민들의 절박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시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추가 공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ㄱ’자 모양 부두 공사는 예산부족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양항만과 전덕양 계장은 “지난 태풍 차바로 항만 피해액만도 150억원이 넘는다. 이중 50%를 거제시가 부담해야 하는데 예산난을 겪고 있다”며 “당장 사업비 확보가 어려운 만큼 내년 추경예산 때 편성될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청을 항의 방문한 최인웅 어촌계원은 “내년 추경에 예산이 확보될지도 불확실할 뿐더러 설령 된다 하더라도 올 겨울은 어찌 견디며 내년 태풍은 어찌 감당해야 할지 걱정이다”며 “생존이 달린 문제로 대책을 요구하는데 거제시는 안전과는 전혀 무관한 공사만 탁상행정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마을주민이 적다고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거제시가 돈 5억이 없어 생존권과 재산권이 위협받는 지경까지 주민들을 방치하냐”며 “시청 앞 집회를 통해서라도 예방책이 반드시 마련되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 거제시가 예산 1억원을 들여 부두 길이 10m 연장 공사를 하고 있는 현장. 바닥 공사 등 마감공사를 남겨두고 있다.
▲ 인근 큰오송 마을과 죽림마을의 부두는 풍랑이 직접적으로 마을에 닿지 않고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 지난 태풍 차바때 풍랑으로 인해 마을항에 정박해 놓은 어선이 전복되고 파손됐다.
▲ 지난 태풍 차바때 풍랑으로 인해 마을항에 정박해 놓은 어선이 전복되고 파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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