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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레일, 제2의 아바타포·평화파크' 우려 한목소리
'모노레일, 제2의 아바타포·평화파크' 우려 한목소리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6.11.25 0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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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관광개발공사, '포로수용소 모노레일' 시의회 설명회서 '뭇매'
▲ 23일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김덕수 상임이사와 김재석 팀장이 모노레일 사업에 대해 시의회 회의실에서 설명하고 있다.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사장 김경택, 개발공사)가 포로수용소 모노레일 사업과 관련해 예산, 입지, 용역, 기대효과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시의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23일 오후2시 시의회 회의실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시의원들은 대부분 사업 타당성에 우려를 표시하며 재고를 당부했다.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설치된 아바타포, 평화테마파크처럼 결국 '돈먹는 하마'가 되는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이날 설명회는 지난 187회 임시회에서 개발공사의 업무보고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의회의 요구로 열렸다. 사업타당성 용석보고서를 작성한 (주)도화엔지니어링 관계자와 개발공사 김덕수 상임이사, 김재석 팀장이 참석해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고 질문에 답했다. 

모노레일 사업은 개발공사가 수익 확충을 위해 지난 4월 의뢰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활성화를 위한 기본계획수립 및 우선도입시설 사업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 유적공원 관광객 유입과 수익 증대 방안으로 선택된 콘텐츠다.

모노레일은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서 계룡산 정상부 포로수용소 잔존 유적지를 연결하는 것으로 노선길이 왕복 3.6km에 정원 6명인 차량 10대를 운행하도록 계획됐다. 운행시간은 분당 70m 속도로 왕복 50분 소요되며 요금은 1만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체 사업비는 95억여원으로 시설조성비 80억원, 토지매입비 5억 7000만원, 부대비용 9억 2000만원 등이다. 사업비는 개발공사 자체 예산으로 10%를 충당하고, 나머지 금액(80~60억원)은 금융권 차입이나 회사채, 지역개발기금 등 빚을 내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개발공사는 현재 기본계획 수립과 설계를 진행할 업체를 선정 중이며 이후 도시계획 결정과 실시계획 인가를 거쳐 내년 7월에 착공, 2018년 2월에 시범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공사는 모노레일 이용자 수가 연 14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연 매출 10여억원 이상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지만 시의원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심지어 사업타당성 보고서에 제시된 수치에 대해 그 정확성 정도를 따져 물으며 보고서의 허술함을 질타하기도 했다.

사업타당성 용역 자료의 부실함이 지적되면서 용역 결과를 개발공사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수의계약을 체결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용역비 2200만원 이하는 수의계약이 가능한데 이번 용역비는 1900만원이다. 조사 기간도 통상 3개월 소요되는 것에 비해 이번 용역 조사 기간은 2개월에 불과했다.

의원들은 모노레일 사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입지의 부적합성과 포로수용소 유적공원과의 연관성 부재를 들며 아바타포처럼 혈세를 낭비하는 적자사업이 될 것을 우려했다.

전기풍 의원은 “사업타당성 용역보고서를 작성한 도화엔지니어링의 전문 분야가 무엇이냐. 관광산업에 대해 얼마나 경험을 갖고 있는 회사냐”며 불신을 표했다. 또 보고서에 적혀 있는 ‘주중 방문객 60대 단체 60%이상, 주말 3세대 가족방문객 50%이상’ 이라는 통계수치를 지적하며 "'60% 이상, 50% 이상' 이라는게 정확히 얼마를 뜻하냐, 이런 주먹구구식 보고서도 있냐”고 질타했다.

이어 “포로수용소는 한국전쟁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설인데 이곳에 놀이기구를 설치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위치 선정부터 신중히 해야 한다”며 “모노레일은 단독으로 관광 상품이 될 수 없고, 추모시설인 유적공원 관광객과 연계되는 다른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며 관광객 유입책으로 모노레일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한기수 의원(부의장)은 “모노레일 설치로 하루 7~800명의 입장객을 예상하는데 주차 방안이나 주차장 검토가 없었다는게 말이 안된다”며 “평화테마파크 조성에 300억대를 투입했는데 지금 적자를 내고 있다. 그 당시 용역 결과대로라면 몰려오는 관광객으로 인해 모노레일이 아니라 주차장을 확보할 때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갑 의원은 “다른 지역에 비해 가격도 비싸고, 모노레일을 타는 50여분 동안 해안 경치 등 볼거리가 없다. 하산길에 추가 도입 가능한 아이템으로 제시한 마운틴 코스터나 루지, 야생동물 존 등은 실현 가능성이 없을 뿐 아니라 노년층은 아예 사용 불가능하다”며 “다른 이점이 없는데 개인 자가용을 이용해 갈 수 있는 곳을 굳이 돈까지 내면서 모노레일을 타려고 하겠느냐”고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설명회를 주관한 반대식 의장은 “의원들 대다수가 부정적인 입장을 표하고 있다. 아바타포나 평화파크처럼 또다시 적자사업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히 접근하기 바란다”며 의원들의 우려에 공감을 표했다.

반대식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은 설명회를 마치고 차량을 이용해 계룡산 정상부로 이동, 포로수용소 잔존 유적지(통신대)와 모노레일 상층부 예정지 주변의 전경을 둘러보며 현장을 살폈다.

모노레일 사업은 이같은 의원들의 부정적 평가 뿐 아니라 현재 추진중인 포로수용소 세계문화유산 등재 사업과 맞물려 포로수용소 유적지 중 보존 상태가 가장 우수한 통신대가 훼손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또 개발공사의 공사비 60억원의 차입금도 논란의 소지가 많아 사업 추진에 상당한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의회 설명회를 마치고 반대식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차량으로 계룡상 정상부로 이동, 모노레일 상층부 현장 주변 전경을 살피며 개발공사 직원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 모노레일 노선 예상도.(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 모노레일 조감도(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 모노레일 하강구간을 활용한 추가 도입 가능 아이템(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시의회 설명회에서 노약자 이용이 불가능하고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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