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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선로 지중화하고 상문동 변전소 이전하라”
“송전선로 지중화하고 상문동 변전소 이전하라”
  • 노재하 기자
  • 승인 2017.05.22 0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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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문동 ‘송전탑지중화 추진위’ 18일 출범…추진위원장에 손진일 씨
▲ 18일 오후 6시 30분 축협 하나로마트 3층 컨벤션 홀에서 상문동 주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송전탑지중화 추진위원회' 출범식이 열렸다. 이날 출범식을 마치고 손진일 위원장을 비롯한 임원과 시의원, 자문위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변전소와 송전선로 설치를 둘러싼 마찰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한국전력공사 남부건설본부가 추진하고 있는 상문동-아주동 간 송전선로 복선화 사업을 두고 상문동 주민들이 지중화를 요구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한전은 전력수요 확대에 대비한 산업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맞춰 전국적으로 변전소 등 송・변전 시설 공사를 추진 중이다. 2021년 준공을 목표로 ‘154kV 통영-아주 송전선로 건설사업’도 그 중 하나다.

이 사업은 송전선로를 복선화해 하나의 전력선이 끊겨도 나머지 하나로 전력 공급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앞서 통영~거제 상문동 거제변전소 간 복선화는 완료했고 계룡산을 사이에 두고 자리잡은 거제변전소(상문동)~아주변전소(대우조선소 내) 구간이 남았다.

한전은 앞으로 두 변전소 간 8㎞ 구간에 높이 30m, 2회선 철탑 20여 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송전선로가 단선이었던 이 구간은 2003년 태풍 '매미'에 송전철탑이 붕괴돼 꼬박 일주일동안 거제 전역이 정전사태로 몸살을 앓았다. 이후 송전선로 복선화가 완료된 옛 신현읍 등 거제 서쪽 지역은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아직까지 단선으로 연결된 아주, 옥포, 장승포 일대는 지난해 태풍 '차바' 때 송전선로에 문제가 생겨 일부 지역의 전력 공급이 반나절 정도 중단됐다.

특히 아주동에 사업장이 있는 대우조선해양도 작업이 중단돼 복선화 시급성이 대두됐다.

한전은 이번 상문~아주 변전소간 복선화가 완료되면 천재지변으로 정전 또는 단전되는 위험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송전선로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한 한전은 이미 5차례 회의를 거쳐 오는 6월 송전선로 입지를 선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측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 초 산업부에 사업신청을 해서 2018년 말에 용지 확보와 함께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송전선로 예정부지 인근 주민들은 송전탑이 도심인근을 가로질러 도시미관을 헤치고 시민건강을 위협한다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최종 결론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 지중화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손진일 상문동 주민자치위원장이 지중화추진위 출범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상문동 ‘송전탑지중화 추진위’…“변전소 이전 및 복선화 구간 송전선로 지중화” 요구

상문동 주민들은 18일 오후 축협 하나로마트 3층 컨벤션홀에서 '송전탑지중화 추진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상동-아주 간 송전선로 지중화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지중화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손진일 상문동 주민자치위원장을 비롯해 상문동 발전협의회와 이・통장협의회 등 관내 기관단체 및 자생단체 대표와 상문동 주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송전선로 지중화와 상문동 변전소 이전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옥영문 도의원, 고현지역이 지역구인 반대식 의장과 이형철, 신금자, 김성갑 시의원과 변광용 더불어민주당 위원장 등이 참석해 송전탑 지중화 추진에 힘을 실었다.

손진일 위원장은 출범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쾌적한 환경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고 전제하며 “상문동은 오랫동안 변전소와 고압송전선으로 인해 건강권을 위협과 재산권의 제약을 받으며 살아왔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특히 초등학교 옆에 수만 볼트의 전기가 흐르는 변전소가 있고, 수천 명이 살고 있는 아파트 옆으로 고압 송전선이 지나가고 있어 막대한 피해와 생활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위원장은 “송전선로 복선화를 위해 또 다시 수만 명이 살고 있는 아파트 옆으로 고압 송전선로를 신설하려고 한다”며 고압송전선로 지중화와 변전소의 외곽 이전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우리 모두의 마음과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김남출 수석부위원장이 투쟁문을 발표했다. 그는 “재산권 침해와 체계적인 도시발전을 가로막고 도시미관 저해하는 송전선로를 지중화하고 변전소를 반드시 이전시켜야 한다”며 “건강하고 행복한 도시 환경을 지키기 위해 함께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또한 그는 추진위의 투쟁목표로 △상동동 변전소의 외곽이전 △상문동- 아주동 변전소간 신설되는 복선화 노선과 기존 노선의 지중화를 제시했다.

▲ 아주-상동변전소 구간 송전선로 입지선정위원회 회의 모습. 지난해 11월 입지선정위원회 구성 이후 현재까지 5차례 회의가 개최됐다.

한전 “아주동 신설구간은 지중화…고현지역은 난색”
거제시 “지중화에는 동의하지만, 시 재정 여건 상 한전 측과 협의 필요해”

상문동-아주동 간 송전선로 복선화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한전 남부건설본부 관계자는 <거제뉴스광장>과의 19일 통화에서 입지선정위원회를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송전선로 신설노선의 지중화 계획에 대해 “송전선로가 도심을 횡단할 수밖에 없는 신설 노선인 경우 지중화해야 한다. 그 비용 또한 한전에서 부담하도록 돼 있다”면서 “현재 거제고 인근에서 대우조선해양 내 거제변전소까지 신설되는 구간은 지중화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전 측은 주민들의 복선화 구간의 지중화 요구를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고현지역의 경우 기술적인 어려움과 비용의 문제를 들어 난색을 표했다

그는 “고현 지역의 경우 거제변전소 뒤쪽으로 산지가 있기 때문에 가공철탑을 산지 방향으로 세워 송전선로를 신설한다는 것이 한전 측의 당초 계획”이라며 “입지선정위원회와 함께 다른 노선도 함께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노선을 포함한 지중화 요구는 사업비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방지치단체가 요청할 시 전기사업법에 따라 지자체가 50%를 부담토록 하고 있어 거제시와의 협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자체의 재정 여건을 고려해 사업비 전액을 한전에서 우선 부담한 후 5년간 무이자로 균등분할 상환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중화에 따른 사업비용을 묻자 “송전선로가 선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사업비용을 알수 없다. 다만 기존 노선을 포함해 지중화 했을 때 120~13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시와 사업비 분담 문제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전했다.

변전소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전 측 관계자는 “상문동 변전소 이전 민원에 따라 2011년 말에 옥내 변전소 시설로 전환됐다”며 “다시금 변전소를 옮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여러 어려움이 있어 검토하고 있진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거제시 조선경제과 관계자는 “송전탑의 유해성 논란이나 도심 확장에 따른 토지의 효율적 이용이라는 차원에서 송전선로의 지중화는 원칙적으로 필요하다. 다만 현재의 시 재정 여건에서 비용문제를 감당할 수 있는가에 대해 면밀히 검토 중에 있다”며 “앞으로 한전측과 충분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18일 축협 하나로마트 3층 컨벤션 홀에서 상문동 주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송전탑지중화 추진위원회' 출범식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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