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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 화장장 단독 건립과 통영화장장 공동 사용 저울질
거제시, 화장장 단독 건립과 통영화장장 공동 사용 저울질
  • 김민수
  • 승인 2023.07.06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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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립 추진하는 걸로 알고 있던 시민들 ‘당혹’

무리 없이 추진되는 듯했던 거제시립화장장 건립이 최근 박종우 거제시장의 ‘투 트랙’ 취지의 발언으로 건립 무산 가능성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종우 거제시장은 지난 3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거제시립화장장 건립을 위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나, 통영시와 협의를 통해 통영화장장을 공용으로 이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통영시장과 논의를 하고 있다”며 거제화장장 건립 무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거제시립화장장 건립을 기대하고 있던 시민들은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화장장 건립 타당성 조사와 건축기획용역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었고, 또 인근 주민들의 극렬한 반대 민원도 업어 순조롭게 진행되는 줄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제시가 실시한 화장장 건립 타당성 조사용역에 따르면 화장 수요(일반시신)는 22년도에 1,085건, 5년 뒤 27년도는 1,341건, 10년 뒤 32년도는 1,548건 증가 추세로 예측되고 있으며, 거제시민 90.1%가 화장장 건립을 원하고 있다.

위치는 추모의공원(납골당) 부지가 예정돼 있어 주민 반발도 적은 편이다. 극렬한 반대 민원도 현재까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담당 과장은 “반경 1km 이내 6개 마을 중에 과반이 넘은 4개 마을이 찬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인근 지자체 함안이나 안동시가 화장장 설치 보상으로 마을발전기금 등으로 50~60억 원을 지원한 사례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화장장 건립으로 거제시는 화장시설 운영수입과 부대시설위탁임대료 등의 직접 이익뿐 아니라, 매년 소요되는 화장 지원금 예산(1000명 기준 5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 또 시민들도 자가 부담금(1000명 기준 3억원)이 절감된다. 거제시 전체로 보면 매년 8억 원 정도의 비용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

또 코로나 팬데믹 같은 재난 상황 발생으로 사망자 급증 시 원거리 화장시설을 찾아 떠돌아야 하는 시민 불편과 재정 부담 가중을 예방하기 위해 정책적 측면에서도 거제화장장 건립은 필요하다는 여론이 대다수다.

박 시장의 선거공약이기도 하는 화장장 건립을 기정사실로 알고 있던 시민들은 통영시와 공동사용에 대한 협의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당혹해하며, 행정이 스스로 불신을 초래한다는 지적과 함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동사용 논의가 나온 이유에 대해서는 거제화장장 건립 사업비 160억 원 및 국비 지원 여부 등의 문제보다는 통영시와의 관계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런 분석은 박 시장의 발언 이전부터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었고, 그 배경에는 정치적 이유가 있다는 말들이 떠돌았다.

통영화장장은 코로나 시국을 제외하면 연평균 1,300여 건 화장 수요가 있고, 이중 거제시민이 절반 이상을 이용하고 있다. 비용도 80만 원으로 통영시민 10만원 보다 훨씬 비싸다. 거제화장장이 건립되면 절반 이상 이용객 감소와 80% 이상 수입 감소에 맞딱드리게 된다.

급해진 것은 통영시다. 그러면서 거제화장장 건립은 통영화장장 부실화와 함께 국비와 시비 등의 예산 낭비를 초래하게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서일준 국회의원과 정점식 국회의원은 화장장 관련한 논의가 있었다고 한다.

서 의원은 “거제화장장 건립 필요에 대한 여론이 높으니 짓는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거제에 지으면 국비가 투입된 통영화장장 화로기 4대 중 일부는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며 “서로가 윈윈하는 합리적 선을 먼저 찾아 보는게 맞지 않냐는 의견도 있어 통영 천영기 시장과 거제시장에서 서로 협의를 해 볼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거제시민 이용료를 통영시민과 같은 10만 원을 요구하고 있다. 건축비 분담에 대해서는 통영시장과 통영의회가 논의하여 알려달라고 통보해 놓은 상태다. 추후 결과를 알려오면 거제시도 논의를 할 계획이다”며 “하지만 거제시립화장장 건립도 계속 추진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화장장이 없어 불편을 겪었던 시민들은 쉽게 동의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통영시는 구 화장장 시절에는 통영 거주민 우선권을 규정해 1일 가능한 화장 8건 중에 4~5건은 통영주민에게 할당하고 나머지 2~3건을 거제 등 관외지역에 할당하는 차별을 행사했다. 그뿐 아니라 신축 화장장 개원 이후에는 이용료를 통영주민은 10만원, 거제시민은 80만원 책정하기도 했다.

또 통영시는 2014년에 통영 신축 화장장 추진 당시 화장장 이용 할인 댓가로 거제시에 30억 원 분담금 제안한 것도 스스로 번복하여 15억 원 추가 분담할 것을 요구해 협상이 결렬되는 일도 있었다.

시민 이 아무개(상동동,58세) 등 다수는 “장사시설은 선택해서 있고 말고 할 시설이 아니라 주민 삶에 꼭 필요한 기반시설이자 필수시설이다”며 “정치적·경제적 논리가 아니라 시민을 위한 복지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팬데믹에 화장장이 없어 타지를 떠돌며 화장장을 찾아다닌 안 좋은 경험으로 화장장 필요성이 아주 높아진 지금, 또 추모의집 인근 설치 예정으로 주변 주민에 대한 합당한 보상으로 반발도 최소화하고 있는 이 시기에, 시민 숙원과제였던 화장장 건립이 꼭 성사시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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