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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하청노동자 권리선언 “대량해고 맞서 노조설립”
10·29 하청노동자 권리선언 “대량해고 맞서 노조설립”
  • 노재하 기자
  • 승인 2016.10.31 0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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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 1천여명 모여 조선소하청노동자 대행진···‘고용안정호’ 띄워
▲ 지난 29 아주동 공설운동장에서 열린 '힘내라 조선하청 노동자 한마당'에서 참석자들이 '업체폐업 임금체불, 고용승계 원청이 책임져라", "다단계 불법고용 물량팀 고용 폐지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대량해고와 임금삭감의 고통을 겪고 있는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이 거제에 모여 스스로 권리 찾기에 나섰다. 늦가을 거제는 이들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거제와 울산, 전남의 조선소 하청노동자와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희망버스를 타고 온 ‘조선소 하청노동자 대량해고 저지를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이하 시민대책위)’ 소속 회원과 민주노총 조합원 등 1000여명은 29일 오후 3시부터 아주동 공설운동장에서 ‘조선소 하청노동자 대행진’을 개최했다.

이날 집회는 통영거제고성 하청노동자살리기 대책위(거통고 대책위)와 민주노총, 금속노조, 시민사회대책위가 연대해 마련됐으며, 정의당과 노동당 지도부도 희망버스를 타고 합류했다.

지역에서도 전날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가 ‘조선소 하청노동자 대행진’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시민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한데 이어 집회 참석자들을 위해 ‘음료와 커피’를 무료로 나눠주며 행사를 지원했다.

대우조선노동조합 홍성태 위원장과 집행부를 비롯해 현시한, 백순환, 최창식, 나영주, 정석윤 전 위원장도 참가해 원·하청 노동자 연대 의지를 밝혔다. 또 지역 노동단체, 야당도 이날 집회에 참석해 힘을 보탰다.

특히 백순환 전 위원장은  대우조선 서문 앞에서 열린 '고용안정호' 문화제에서 현 노조 집행부 비정규직지원 실장 직책으로 발언에 나서 "협력사 및 하청노동자들의 고용 안정과 하청노조 설립 투쟁에 적극 연대하고, 협력과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노조 입장을 밝혀 주목을 끌었다.

행사장 주변에는 민변 변호사들이 운영하는 ‘노동법률상담’과 거제지역하청노동조합(준)의 ‘노동조합 안내’, ‘버프&풍선’ 등의 참여부스도 운영됐다.

참가자들은 아주동 공설운동장에서 ‘조선소 하청노동자 대량해고 저지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힘내라 조선하청 노동자 한마당’에 이어 대우조선 남문과 서문까지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홍지욱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장은 “전국각지에서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대량해고와 임금체불을 저지하기 위해 희망버스를 타고 왔다”면서 “거제지역에서도 ‘거통고 하청노동자살리기 대책위’를 중심으로 하청노조 설립을 위한 희망의 싹을 틔우고 있다.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차원에서 하청노동자의 조직화와 권리찾기를 위한 노조설립 운동을 적극 엄호하고 지지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전국의 노동자와 시민 4천여명이 3000원씩 낸 돈으로 제작한 ‘고용안정호’ 위에선 참여 단체 대표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시민사회대책위 공동대표인 남재영 목사(비정규직대책 한국교회연대 공동대표)는 “재벌 경영자들의 잘못으로 조선업 위기가 도래했지만 하청노동자들을 대거 해고시켜 그 책임과 위기를 모면하려 한다”면서 “이러한 비인간적이고 패륜적인 경영자들의 조치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여러분들의 투쟁을 응원하고 지지한다”고 격려했다.

특히 이상윤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현 정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 부위원장은 “하청업체에 바지 사장이 있듯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종말의 끝을 보여주는 바지권력 박근혜 정부의 민낯이 드러났다”면서 “노동자들의 피땀을 일구어 온 세계 제1의 조선산업의 위기는 부패하고 무능한 정부와 자본에 의해 비롯됐지만, 그 책임을 하청노동자들에게만 덮어 씌우고 있다”며 현 정부의 퇴진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어 거통고 대책위 소속 하청노동자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자신들의 가슴 속 이야기를 상황극으로 선보여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들은 업체 폐업으로 인한 실직과 임금체불, 임금삭감 등 하청과 물량팀 노동자가 겪고 있는 고통과 울분을 상황극으로 토해냈다. 또 집회 참석자들과 함께 “다단계 물량팀 고용 폐지”와 ‘하청노동자 노조 건설“ 등의 구호를 외쳤다. 

▲ 김동성(맨 오른쪽) 조선하청노조 준비위원장이 하창민(맨 왼쪽)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장, 조기홍 광주전남 서남지역 조선하청지회장과 함께 하청노동자 권리찾기에 당당하게 나설 것임을 결의하고 ‘10·29 조선소 하청노동자권리선언’을 함께 낭독했다.

김동성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노조 준비위원장은 하창민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장, 조기홍 광주전남 서남지역 조선하청지회장과 함께 하청노동자 스스로 권리 찾기에 당당하게 나설 것임을 결의했다.

이들은 ‘10·29 조선소 하청노동자 권리선언’을 통해 "오늘 조선소 하청노동자가 함께 거제에 모여 대행진을 시작한다. 우리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하청노동자의 목소리로 외칠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고 하청노동의 권리를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하청노동자 한마당 행사 후 ‘고용안정호’를 앞세우고 대우조선 남문과 서문까지 약 2km를 행진하며 “업체폐업, 임금체불 원청 책임”, “물량팀 폐지, 하청노조 건설”등의 구호를 외쳤다.

서문에 도착한 대행진 참가자들은 ‘고용안정호’의 출항을 염원하며 문화제를 열었다. 문화제는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의 ‘연대의 북 울림’으로 시작해 각자의 요구를 적은 종이배를 고용안정호로 올리는 대동굿으로 이어졌다. 

이날 집회는 7시 무렵, 참가자들 모두 어깨를 얼싸안고 강강술래를 하며 마무리됐다

▲ 아주동 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조선업 하천노동자 한마당을' 마친 집회 참석자들이 대우조선 서문까지 거리 대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 백순환 현 대우노조 비정규직 지원실장이 '고용안정호' 문화제에서 연대발언에 나서 대우노조의 하청노동자 고용안정과 노조설립 투쟁에 대한 연대, 지원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대우조선노조 홍성태 위원장을 비롯해 현시환, 최창식, 나양주, 백순환, 정석윤 전 위원장과 현 노조집행부 등도 '하청노동자대행진'에 참석해 원·하청 노동자 연대 의지를 밝혔다.
▲ 하청노동자 거리대행진. 왼쪽 둘째부터 시민사회대책위 공동대표인 조계종 사회노동위원장 혜용 스님,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남재영 목사, 김동성 거제하청노동조합(준) 위원장
▲ 고용안정호에서 조선업 하청노동자 대행진에 참가한 지역별, 단체별 대표가 고용안정호에서 발언하고 있다.왼쪽부터 남재경 목사, 이상윤 민주노총 부위원장, 이백윤 동의오토 지회 조합원(충남), 장인하 사회변혁당 학생위원장, 최창동 동양시멘트 지부장(강원)
▲ 하청노동자와 시민들 4천여명이 3000원씩 기금을 내 만든 '고용안정호'. 기금을 마련한 사람들의 이름을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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