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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동케이블카 5억달러 투자확약, 여전히 ‘오리무중’
학동케이블카 5억달러 투자확약, 여전히 ‘오리무중’
  • 노재하 대표기자
  • 승인 2017.02.17 20: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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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투자 약속···투자사 실체, 자금조달계획 ‘반신반의’
▲ 지난 16일 삼성호텔에서 거제관광개발(주)와 세계고령화연구재단은 ‘5억달러 투자확약 체결식’을 가졌다. 거제관광개발(주) 강대오 대표와 박항진 세계고령화연구재단 총재, 시공사로 소개된 흥한건설과 서울보증보험 관계자, 거제관광개발(주) 임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업비 조달문제로 장기간 표류하던 학동케이블카 조성사업이 5억 달러에 달하는 새로운 투자자가 나섰지만 사업추진 여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학동케이블카 시행사인 거제관광개발(주)는 16일 오후 2시 거제삼성호텔에서 당초 사업비의 10배가 넘는 5억 달러(약 5700억원)의 자본을 유치해 학동케이블카와 시니어 복합휴양시설 등 부대시설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투자사는 박항진(73) H&H 브라더스그룹 회장의 주도로 2015년 창립된 세계고령화연구재단이다.

이날 거제관광개발(주) 대표이사로 지난달 취임한 강대오 대표와 박항진 세계고령화연구재단 총재는 ‘5억달러 투자확약 체결식’을 가졌다.

이들은 투자확약서에서 “거제관광재발(주)와 세계고령화연구재단은 상호 협력을 통해 동부면 율포리, 거제시 일원에 학동케이블카 조성사업을 포함해 관광휴양지, 시니어 복합단지 등을 개발하는데 총 5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대오 대표는 당초 케이블카 공사금액에 비해 투자금액이 크게 늘어난 것과 관련해 “케이블카 공사비는 600억원 정도로 충분하지만 케이블카 하나만으로는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했다”며 “고령화재단을 통한 외화 유치를 통해 재단에서 추진하고 있는 실버시니어 타운을 비롯해 체험 휴양시설 조성사업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지난 16일 삼성호텔에서 거제관광개발(주) 강대오 대표와 세계고령화연구재단 박항진 총재가 ‘학동케이블카 및 부대시설 5억달러 투자확약서'에 서명한 후 확약서를 들어 보이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대규모 투자 약속에도 투자자 실체·자금조달 '반신반의'

이날 체결식을 지켜본 공무원과 기자들 대부분은 인허가 최후 통첩 시한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나온 투자확약서 체결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막대한 투자규모에 비해 투자사의 실체가 모호하다는 점에서 발표 내용을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어진 기자의 질의 과정에서도 구체적인 자금의 실체와 조달계획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

이에 강 대표는 “투자를 약속한 고령화재단은 글로벌 조직으로 미국재단을 통해 투자금이 들어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미 재무성에서 관련 서류를 받아 공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늦어도 4월 전에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계고령화연구재단 박항진 총재는 강 대표의 투자 유치 설명과는 달리 미묘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박 총재는 재단의 자금 지원과 관련해 사모펀드 등의 투자사들이 하는 일반적인 개념의 ‘투자’가 아니라 이자를 받기 위해 돈을 빌려주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고령화재단은 노인복지사업을 하는 비영리재단으로 대출이자와 후원금을 받을 목적으로 대출을 해준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투자확약서 체결이라는 표현도 엄밀하게 말해  잘못됐다고 박 총재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총재는 “미국재단을 통해 3억~6억 규모의 외자를 들여오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학동케이블카 사업을 포함한 시니어 복합단지 등의 구체적인 건설 프로젝트가 나와봐야 한다.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회계법인 등의 컨설팅을 받아 최종적으로 자금지원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금 규모나 구체적 지원 방식도 유동적이라는 것이다.

투자가 아니라는 박 총재의 주장에 대해 강 대표는 “엄밀히 말하면 (프로젝트 자체를 담보로 장기간 대출을 해주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맞지만 외화가 들어오는 것으로 외화투자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해외 자본으로 개발행위 과정에서 불필요한 오해와 투기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자금 규모는 차후 정확이 밝혀 나갈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자금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조달계획이나 자금 지원 규모도 유동적인 상황이라 실제 공사 착공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사업자, "흥한건설 시공사로 2월말까지 착공계 낼 것"···시, "자금조달 계획도 제출해야"

학동케이블카 조성사업은 지난해 12월 말 ‘사업자 지정 및 인가 취소’에 관한 2차례 청문 절차’가 열리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달 19일에는 거제관광개발 이사회에서 대표이사가 교체되는 내부 진통 끝에 다음날인 20일 ‘시가 사업권을 양도받거나 시의 행정처분 결정에 어떠한 이의제기도 하지 않겠다’는 주주 전원의 확약서를 시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학동케이블카 설치 사업에 대한 행정의 인허가 취소 처분이 오는 2월 말까지 미뤄졌다.

이날 투자확약서 체결식에서 강 대표는 흥한건설을 시공사로 선정, 공사이행보증증권과 함께 2월 말까지 착공계를 제출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체결식에 참석한 흥한건설 관계자도 <거제뉴스광장>과의 통화에서 시공사로 계약체결 사실을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착공계를 제출하기로 했다.”며 “중요한 것은 3월말까지 약속한 공사자금이 신탁회사로 들어와야 실제 공사가 시작된다. 그때까지 공사 착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한편 주최측으로부터 거제시장을 대신해 참석한 것으로 소개된 전략사업과 공무원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공무원은 “단지 실무 담당자로 투자확약 체결식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나왔을 뿐”이라며 “사업자 측과 사전협의나 시 차원의 공식적인 참석이 아니다”며 시와 무관함을 애서 강조했다

앞서 각 언론사 이메일을 통해 전송된 초청장에서 거제관광개발과 세계고령화재단과 함께 거제시가 공동주최 형식으로 새겨진 것과 관련 시에서 삭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사업과는 이달 말까지 착공계를 제출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의 연기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인·허가를 취소하고 대체사업자 물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전략사업과 관계자는 “공사 착공계가 들어온다 하더라도 자금조달계획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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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기 2017-02-23 10:08:37
이 사업의 흐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전 도시계획 과장이 주도하니까 연장의 능선을 일반 사업자 같으면
불가능 한일을 아슬 아슬 여기까지 청렴을 자랑하는 거제시의 처신에 시장의 결단이 아리까리 관계가.....
눈여겨 본다 2월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