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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학동케이블카 사업, 민간사업자 교체 수순
표류하는 학동케이블카 사업, 민간사업자 교체 수순
  • 노재하 기자
  • 승인 2016.07.14 12:5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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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 "새로운 사업자 물색 또는 개발공사 통해 시가 직접 추진"
▲ 학동케이블카 사업이 자금 부족으로 사업추진이 어려운 현 민간사업자가 손을 떼는 수순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열린 학동케이블카 착공식.

사업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동케이블카’ 조성사업이 대체 민간사업자를 물색하거나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개발공사)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어떤 식으로든 현재 사업자인 거제관광개발은 손을 떼게 한다는 방침이 굳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거제시가 민간 사업자인 거제관광개발(주) 측의 거듭된 공사 착공 연기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달 말까지 마감시한으로 한 착공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제관광개발(대표 탁대성)은 마감 당일인 지난달 30일 ‘학동케이블카 사업 정상화를 위한 의견’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통해 착공기한을 올해 말까지 연장해 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지분 50.1%를 양도할 수 있다는 뜻을 거제시에 통보했다.

현재 거제시로부터 업무를 위탁받은 개발공사는 지분 20%(6억5000만원)을 거제관광개발로부터 사들이기로 하고 공동시행사로 참여하고 있다. 지분 매입을 위한 시의회 동의는 통과했지만 아직 실제 지분매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개발공사 관계자는 “거제관광개발이 사업추진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주식매입은 불가한 상황”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앞서 거제시는 민간사업자가 금융권 대출에 난항을 겪고 사업이 답보상태에 빠지자 사업비 확보방안과 시공사 선정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추진계획을 지난 5월 16일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착공계가 들어오지 않을 경우 사업자 변경 및 사업허가 취소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통보했었다.

‘인허가 완료 후 6개월 내 사업자가 착공하지 않으면 모든 사업권한을 거제시에 양도해야 한다’는 사업협약서 내용을 근거로 한 최후통첩 성격이었다.

하지만 이를 지키지 못한 거제관광개발은 착공기한을 6월 말까지 연기해 줄 것을 거듭 요청하며 “공사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사업권 변경을 포한한 시의 조치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지난달 7일 열린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전략사업과 허대영 과장은 “6월말까지 공사에 진척이 없을 경우 더 이상의 기한 연장은 고려할 수 없다”면서 “새로운 사업자를 물색하거나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를 통해 시가 사업을 직접 추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거제관광개발의 착공 약속 무산과 관련해 거제시 관계자는 현재 민간사업자의 역량이나 조건이 금융기관이나 시공사를 끌어들이기는 무리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이 사업은 계속 진행해야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현재의 민간사업자를 신뢰할 수 없어 더 이상의 기한 연장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인허가 취소나 사업권 회수 또는 사업자 변경 등의 행정적 조치에 앞서 민간사업자가 제안한 주식 양도에 대해 개발공사에 8월말까지 주식 인수 의향과 사업 추진 방안을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시는 개발공사의 검토 의견을 토대로 공사의 주도적 참여나 새로운 사업자 선정, 인허가 취소 등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문제는 개발공사가 주식을 양도받거나 새로운 민간투자자를 찾더라도 기존 사업자인 거제관광개발이 손을 떼게 하는 데 있어서 원만한 협의나 동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개발공사의 주식 양도에 있어서 액면가로 할지에 대해서도 의견 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거제관광개발이 2011년 11월 시와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인허가 과정에서 들어간 직, 간접적인 비용을 두고 상당한 견해차가 발생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거제관광개발 소유의 상하부 역사 등의 사업 대상지 토지매입과 행정 절차 이행에 들어간 용역, 설계 등의 직접적인 비용 외에도 공식적으로 확인 되지 않은 경비에 대한 인정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의 요청을 받은 개발공사는 경영권 확보를 통한 공사의 참여, 새로운 투자자 모집을 통한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8월까지 시에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개발공사는 주식 양도(50.1% 지분)를 통해 개발공사가 전면에 나서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견해가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사업자가 지분을 갖고 있는 한 사업을 책임있게 추진하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민간사업자가 공동시행사의 지위를 계속 유지할 경우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상당한 갈등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개발공사 관계자는 “기존 민간사업자의 지분과 채권 등이 명확히 정리되고 해소돼야 새로운 시행사 위주로 사업이 계속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학동케이블카 사업의 답보 상태는 계속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발공사가 공사채 발행을 통해 주도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경우 최소 200억원 이상의 공사채 발행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성에 100% 확신을 갖기 어려운 상태에서 리스크 부담이 커 이 방안도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개발공사 관계자는 “결국 새로운 민간투자자를 모집, SPC 방식의 공동출자자로 참여하는 것이 리스크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안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사업자의 지분이 어떤식으로든 명확이 정리돼야 새로운 사업자가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발공사가 주식을 양도받아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출자타당성 조사와 의회의 출자동의안 제출 등의 행정절차를 다시 거쳐야 하므로 공사가 최소 6개월 이상 늦춰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또 새로운 민간투자자가 나서 SPC(특수목적법인) 설립을 통해 시행사가 변경되더라도 이 사업은 한 동안 늦춰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카사업 수익성이 얼마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예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통영케이블카의 성공에 고무돼 여수에 해상케이블카가 준공되고 최근 사천, 부산 송도 등지에서 남해안을 조망하는 케이블카가 착공 또는 계획 중에 있다”며 “이 사업 계획 당시 예상했던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개발공사는 애초 사업비 회수하는 기간을 10년 정도로 내다봤는데, 공사비 증가(총사업비 520억원)와 예상 관광객 수(연간 50~70만명)를 감안할 때 그 기간이 최소 15년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정도 수익성으로 과연 이 사업을 계속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착공 약속을 거듭 어긴 거제관광개발은 이 사업과 관련해 거제시로부터 대체산림자원조성비를 비롯해 각종 부과금을 내지 못해 독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부과금을 내야만 착공에 들어갈 수 있어 거제관광개발의 독자적인 사업 추진은 사실상 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남도 감사에서 거제시는 학동케이블카 조성사업 인가 고시 후 산지로 편입되는 사업부지에 대한 산지복구비 15억원을 예치받지 않고 대체산림자원조성비 4억여원을 부과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 지적에 따라 거제시 산림녹지과는 지난 6월 28일 산지복구비 등을 부과했다.

거제관광개발이 사업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당에 20여억원에 이르는 산지복구비까지 독촉받아 민간사업자는 더욱 곤경에 처한 상황으로 보인다.

또 이 사업을 착공하기 위해서는 총사업비 420억원의 20%에 해당하는 공사 이행보증금 84억원도 예치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도시계획과는 이행보증금 부과와 함께 착공 지연 이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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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2016-07-16 12:28:10
시민은 터무니 없이 지분인수하는걸 바라지 않는다. 사업비 얼마를 보고 지분인수할건지 참으로 궁금하다. 그냥 허가 취소가 마땅하고 거제시에서 새로운 곳으로 유치하고 시민들이 운영하는것이 맞다고 본다. 시민들 우롱하고 드냥 돈벌어가겠다는 사업주들은 절대 안된다.

산지기 2016-07-15 09:27:53
학동 케이불카사업에 거제시 직전 도시과장 출신이 이 사업권을 팔려고 동분서주하는것은 현직 업무시에 가실것을 예상하고 준비하거나 퇴임시에 보너스로 사업권에 참여하시는 영광을 축복받으시거나 직무와 연관된 모든것을 감안할때 단듸봐야할것같아요 거제재산을 거제인을 우롱하는 그 무언가 눈여겨 봐야 될것같아요 거제뉴스광장의 깊이있는 추가 기사를 기대하며.........